▶ ■ 새해 주택시장 이모저모
▶ 최근 가격급등 시가 총액 25조 돌파, 주택건설 등 체감경기는 많이 좋아져
주택시장의 강한 회복세가 올해도 이어질 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관심사다. 시장조사 기관 대부분은 집값이 오르고 주택거래도 늘겠지만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주택시장 정체현상에 회복 전망이 위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기지 대출 신청이 10여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주택거래도 매달 연속 감소추세다. 반면 지난해 주택가격 급등으로 주택 시가 총액이 25조달러대를 돌파하는 희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주택가격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건설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주택건축 현장에서는 공사음이 커져가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모기지 신청 13년래 최저
모기지 금리 상승과 함께 모기지 신청건수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모기지 신청건수는 1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기지은행업협회’(MBA)에 따르면 양적완화 규모 100억달러 축소 발표 다음 주인 지난달 넷째 주 모기지 신청건수가 전주보다 약 6.3% 감소해 1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모기지 신청이 봇물을 이뤘던 지난해 5월 대비로는 무려 63%나 급감한 것으로 주택융자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음을 나타냈다. 지난해 5월 이후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약 1%포인트 치솟아 현재 약 4.5%대에 머물고 있다.
마이크 프래탠토니 MBA 부회장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 직후 모기지 신청이 급감했다”며 “특히 재융자 신청은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재융자 시장의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과 인터뷰했다.
■주택가격 간신히 오름세 유지
지난해 말 주택거래는 급감한 반면 주택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약 0.6% 상승하면 간신히 오름세를 지켰다. 지난해 11월 주택가격 오름세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약 485곳 도시 중 약 77%에 해당하는 도시에서 지난해 10월과 11월 사이 주택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약 20%에 해당하는 95곳 도시에서는 연말 비수기를 맞으며 집값이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 험프리스 질로우닷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여름부터 주택가격 상승 둔화현상이 나타났다”며 “가격 정체현상은 올해 더 뚜렷해지겠지만 주택구입 능력 추가 악화에 대한 우려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11월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지역은 리버사이드 카운티를 비롯, 애틀랜타, 마이애미, 디트로이트 등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올해 크게 둔화되며 과열양상을 보였던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 시가 총액 25조달러 돌파
주택 시가 총액이 불과 1년 만에 약 1조9,000억달러 늘어 25조달러를 넘어섰다.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택 시가 총액은 2012년 말보다 약 8% 증가한 약 25조7,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시가 총액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매해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2년부터 반등한 뒤 후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7~2011년 사이 주택시장에서 약 6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주택시세가 증발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은 2012년부터 주택시세가 서서히 오르면서 지난 2년간 약 2조8,000달러의 시세가 회복됐다.
스탠 험프리스 질로우닷컴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형성된 주택시장 회복 모멘텀이 지난해 본격화됐다”며 “올해 회복세가 다소 누그러들면서 3~5%대의 주택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주택 시가 총액인 25조7,000억달러는 2012년 미국과 중국 국내총생산 규모를 합한 것보다 높은 금액이다.
지역별로는 LA지역의 주택 시가 총액이 약 2조2,000억달러로 전국에서 제일 높았으며 뉴욕이 약 1조9,000달러로 두 번째로 높았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해 주택 시세가 증가했으며 샌프란시스코(약 9,872억달러), 워싱턴 DC(약 8,903억달러), 시카고(약 6,875억달러), 시애틀(약 4,278억달러) 등의 지역에서 시세가 많이 올랐다.
■신규 주택판매 감소
지난해 10월 큰 폭으로 증가했던 신규 주택판매가 11월 들어 다시 감소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달보다 약 2.1% 감소한 약 46만4,000채(연율 환산)로 집계됐다. 전달인 10월 신규 주택판매는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약 17.6% 증가해 약 47만4,000채를 기록했다.
신규 주택거래 기간이 약 1~2달 정도 걸리는 점에 비춰볼 때 10월 신규 주택판매는 8월과 9월 사이 체결된 계약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매물부족으로 주택을 구입하지 못한 수요가 신규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신규 주택판매가 급증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9월 이후 수요가 모두 흡수되면서 재판매 주택과 함께 신규 주택시장도 비수기에 접어들기 시작해 11월 신규 주택판매가 다시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들어 신규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며 판매가 늘기 시작했지만 과거 판매량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신규 주택판매는 연율 기준 약 70만채를 웃돌 때 주택시장이 정상화 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 건설업계 체감경기 호조
지난달 주택 건설업계의 체감경기 4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올해 활발한 주택신축 활동이 기대된다. 12월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파고 은행이 공동 발표한 주택 시장 지수는 전달(54)보다 오른 약 58을 기록했다. 당초 전망치인 56을 크게 상회한 수치로 지수가 50을 웃돌면 건설 업체들이 느끼는 경기가 상당히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향후 주택 건축과 판매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많아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건설업체들의 주택 신축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며 반등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주택 신규 착공은 전달 대비 약 23% 증가한 109만채(연율 환산)로 집계됐다. 신축건수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주택매물 가뭄현상에 단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축허가 건수 역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향후 건설 업체들에 의한 활발한 주택건축 활동이 올 한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 거래 여전히 높은 비중
주택구입 때 전액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현금거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차압매물 업체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전체 주택거래에서 약 20%에 불과했던 현금거래 비중은 11월에는 무려 약 42%로 높아졌다. 2011년과 2012년에도 주택 현금거래 비율은 평균 약 20%를 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이후 현금거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구입이 어려워진 바이어들이 늘어난 틈을 타 외국인과 투자자 등에 의한 현금구입이 급증했다. 모기지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5월부터 모기지 대출을 낀 주택구입 비율은 현저히 줄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만 해도 약 36만건 수준이던 모기지 대출 구입은 8월 약 28만8,000건으로 30만건 미만으로 감소한 뒤 11월에는 약 13만5,000건으로 떨어졌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