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헌팅턴라이브러리 도서관 메인홀 재단장 개관
▶ 전체 콜렉션 900만점 중 엄선한 150점 유물 전시
1455년 인쇄된 구텐베르크 성경. 활자만 인쇄하고 그림 장식은 페이지마다 손으로 그렸다.
새로 단장된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메인홀 전경.
헌팅턴 라이브러리(Th Huntington Library, Art Collections, and Botanical Gardens)는 한인들도 자주 찾는 패사디나의 명소다.
120에이커가 넘는 방대한 정원에 1만5,000여종의 꽃과 나무, 선인장 등 희귀한 식물들이 가득하고, 예술품을 전시한 갤러리도 4개나 되어 연중 5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도서관 혹은 서재’라는 뜻의 이름이 말해주듯 학술과 예술을 위한 수집과 연구, 교육이 주목적인 기관으로서, 어마어마한 양의 귀중한 콜렉션을 보유하고 있어 매년 1,600여명의 학자들이 이곳을 방문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영국과 미국의 역사, 문학, 예술, 과학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콜렉션과 연구소의 명성을 갖고 있다.
이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유서깊은 도서관건물 메인 홀(Library Main Hall)이 17개월 동안 250만달러를 들인 개조와 재단장을 마치고 지난 9일 새로 문을 열었다.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의 관람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주제별로 잘 정리된 디스플레이, 디지털 문화를 적용시킨 섹션들로 한층 산뜻해진 모습이다.
메인 홀에는 헌팅턴 라이브러리가 소장한 900만점의 콜렉션 중 엄선된 150점이 전시돼있는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1455년 서양 최초로 인쇄된 구텐베르크 성경이다. 요즘의 책보다 훨씬 크고 두꺼운 사이즈의 이 성경책은 메인홀에 들어서면 가장 잘 보이는 정면에 당시의 다른 서적들과 함께 전시돼있다. 이 책 하나를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 외에도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 필사본(1400년경), 셰익스피어 희곡의 퍼스트 폴리오 판본(1623), 밀턴의 ‘실락원’ 초판본(1667), 헤르난 코르테스의 신세계 지도(1524), 미국독립선언문(1776), 링컨대통령의 남북전쟁에 관한 친서(1863) 등 역사적 유물들이 전시돼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철도와 부동산 재벌이었던 헨리 에드워즈 헌팅턴에 의해 1919년 세워졌으며 갤러리들과 정원은 1928년 일반에 개방됐다. 도서관 건물(9만6,000스케어피트)은 로즈보울과 칼텍을 지은 건축가 마이런 헌트가 1920년 건축한 것으로 1931년까지 학자들의 도서관으로 이용되다가 이후 갤러리로 사용돼왔으며, 지난해 6월 문을 닫고 메인홀(3,456스케어피트)의 전면 개조보수공사를 가졌다.
화요일 휴관. 입장료 8~20달러.
huntington.org1151 Oxford Rd. San Marino, CA 91108 (626)405-2100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