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 팔 벌려 반겨주자

2013-11-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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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미 / 부동산 중개인

아들, 딸 얘기만 하면 좋아서 입이 벌어지는 사람을 ‘아들 바보, 딸 바보’라고 한다. 그러면 모였다 하면 강아지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면 어울릴까? 이국생활이 힘들어서 그런지 주위를 둘러보면 강아지 기르는 분들이 의외로 참 많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강아지라기에는 나이든 개가 한마리가 있다.

잠시라도 집을 비웠다가 들어갈라치면 가장 먼저 달려 나와 정말 꼬리가 떨어질 정도로 흔들면서 반긴다. 그러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어느 누가 이렇게 나를 반겨줄까 생각하면 정말 고마운 강아지이다. 심지어는 존재의 의미를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이런 강아지를 보며 나는 다른 사람들을 이 정도로 반겨준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학교생활에 지쳐 돌아오는 아이들을 이렇게 반겼을까? 힘든 회사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남편을 이렇게 반겼다면, 이웃을 이렇게 반기며 맞았다면….


거리마다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가을을 꾸며가고 있다. 바깥은 이토록 아름다운데 가끔 가슴 한 구석에서 쓸쓸한 바람이 부는 것 또한 거부할 수 없는 가을이다. 이 찬바람 부는 가을을 큰 가슴으로 반겨서 포근한 가을로 만들어보자.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 딸을 세상에서 가장 큰 미소로 반겨주고 직장에서 돌아오는 남편을 위해 두 팔을 벌려 반겨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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