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진단> 일부 한인 흡연자에게 금연구역은 무용지물

2013-11-1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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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식당·공원 ‘거리의 무법자’

▶ 흡연 관대한 한국문화도 한몫

금연구역에서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인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산호세 거주 주부 박모(36)씨는 한인마켓으로 그로서리 쇼핑을 갔다가 출입구 주변에서 흡연을 하는 한인을 종종 목격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씨는 “알면서 그러는지 몰라서 그러는지, 어린이들도 왔다 갔다 하는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며 “특히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흡연 하면서 한국어로 떠드는 걸 보면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인 김모(41)씨는 “초등학교 아들을 데리고 스타벅스에 들렸다가 한인 두 명이 밖에 있는 테이블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며 “테이블 위와 벽에 크게 금연구역 표시가 있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들에게 금연구역이니 담배를 꺼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무슨 참견이냐는 표정을 지으며 횡하고 가버렸다고 황당해 했다.

대학교 캠퍼스 내 한인 학생들의 흡연도 공공장소에서의 흡연만큼이나 심각하다.

샌프란시스코 한 대학교의 재학생 김모(22)씨는 저녁이나 밤 시간 때 도서관 인근에 삼삼오오모여 담배를 피우는 한인 학생이 상당수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국계 기업 주변에서 회사원들이 뭉쳐 흡연하는 모습도 쉽게 목격되고 있다. 이를 본 외국인 직원들은 한인에게 있어서 흡연은 한국 특유의 사회생활이자 ‘담배문화’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술 더 떠 샌프란시스코 등 베이지역 대부분의 퍼블릭 골프코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금지돼 있고 위반 시 100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지만 이를 무시하고 숨어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미국 폐 협회가 2011년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가 흡연 규제와 관련한 A에서 F 등급 중 B등급을 받아 규제가 가주 도시 중 비교적 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호세시는 공공건물, 도서관, 커뮤니티 센터, 음식점 내부 등 건물 25피트 이내와 대부분의 야외 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돼 있다. 알라메다도 작년 초부터 공공장소뿐 아니라 쇼핑센터, 비즈니스 등 상업시설 주변의 인도 등에서도 금연법이 적용되는 강화된 관련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강력하고 엄격한 베이지역의 금연법도 담배를 입에 문 ‘한인 거리의 무법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이에 대해 최모(44)씨는 흡연에 관대한 한국 흡연문화가 공공장소 흡연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밤 시간대 주류를 판매하는 일부 한인식당이나 술집 등지에서 한인들이 흡연 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며 “흡연하는 사람이나 이를 수수방관하는 업주나 문제가 있다”며 한인들의 공공장소 흡연 불감증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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