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나운서 출신 위진록 선생 자서전 ‘고향이 어디십니까’ 출간

2013-11-0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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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현대 격동의 인생 85년 생생 기록

위진록 선생이 그의 85년 인생을 기록한 자서전 ‘고향이 어디십니까’(모노폴리·사진)를 출간했다.

‘KBS 원로 아나운서의 고백적 기록’이란 부제처럼 위씨는 480쪽에 달하는 이 두꺼운 책에서 20세기 한국의 현대사와 맞물린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고백하며 기록하고 있다.

수필가, 방송인,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80여년의 삶,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17세에 해방을 맞고, 전쟁을 체험하고, 60여년 해외에서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가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이 펼쳐진다.


만 19세에 서울중앙방송국(KBS)의 아나운서로 합격한 후(공립방송 아나운서로는 최연소 기록) 대한민국 정부수립 초창기의 현장 일선에서 활약했던 위 선생이 김구 선생 장례식 실황중계, 6.25전쟁 남침 제1보 방송, 9.28 서울수복 제1보 방송 등 역사적인 순간을 한국인들에게 알렸던 이야기들뿐 아니라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와 오키나와에서 유엔 총사령부 방송에 아나운서로 근무하며 다시 격동의 시기를 겪게 되는 이야기, 1972년 미국 이민 길에 올라 LA의 해변에 자리를 잡고 햄버거 샵과 서점을 경영하며 고군분투 살아온 삶의 기록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이야기를 어느 늙은이의 넋두리로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20세기의 격동기를 한 마리 늑대처럼 멀리에서 가까이에서 조국을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이다. 아직도 내 마음의 눈물 줄기에는 희망의 꽃망울이 살아 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20대부터 시작된 문장수업의 총결산이라고 생각하며 평이한 문체 속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발견한다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도 피력하고 있다.

편집자(신동욱)는 “이 책은 단순히 기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진록 선생님 자신의 삶에 대한 정화의식이자 이번 생에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과 역사에 대한 극진한 연가이다. 개인의 자서전인 동시에 한 시대의 살아 있는 모습을 담은 생생한 역사이기도 하다”고 쓰고 있다.

위진록 선생은 ‘하이 미스터 위’ ‘이민 10년생’ ‘잃어버린 노래’ ‘낙타의 속눈썹’ ‘위진록의 커먼센스’ 등 5권의 수필집과 평전 ‘5분 인물전’ ‘클래식, 내 마음의 발전소’를 출간했다.

‘고향이 어디십니까’의 출판기념회는 22일 오후 6시 가든 스윗 호텔에서 열린다.

문의 (951)603-0375, (818)357-6547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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