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꿈

2013-11-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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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 매릴랜드

아이들에게 늘 꿈을 가져라, 크게 가져라 하고 수없이 말을 한다. 그런데 가끔 아이들이 내게 물을 때가 있다. “엄마는 꿈이 뭐야? 내 나이 때 꿈이 뭐였어?” 순간 멍해진다. 내 꿈이 뭐였지? 갑자기 초라해진다.

내 꿈이 무엇인지 생각도 못한 채 어느덧 반 90을 살았다. 요즈음은 평균 수명이 길어 젊은 나이일 수도 있지만 다시 뭔가를 시작하기엔 마음이 이미 늙은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자신감이 없어졌다.

아이들은 형제들 사이에서 질투하면서 혹은 부러워하면서 자신을 길을,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것 같다. 나는 그 아이들을 통해서 내가 가보지 못한 삶을 꿈꿔본다.


나의 현실적인 꿈은 이곳에서 이방인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자유롭게 내 의사표현을 하고 그들과 공감하는 날이 언제가 될까. 그 날을 꿈꾸며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처럼 나도 열공의 반열에 끼려 한다.

내가 꿈꾸는 것은 “우리 엄마는 열심이셨어. 성실하셨어. 노력하는 분이었어”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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