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캠페인 싸인
2013-11-01 (금) 12:00:00
오는 화요일 (11월 5일) 버지니아 주에서는 선거가 치러진다. 버지니아 주에서는 매년 선거가 있다. 임기 2년의 주 하원의원의 경우 올해처럼 홀수 해에 선거가 있다. 반면 똑같이 임기가 2년인 연방 하원의원 선거는 짝수 해에 열린다. 그러기에 매년 선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임기는 선출직에 따라 다르다. 주 상원의원은 4년이고 연방 상원의원은 6년이다. 내가 15년째 하고 있는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과 수퍼바이저, 셰리프와 검사장 임기는 모두 4년이다. 그러나 법원 행정처장 (Clerk of Court)의 경우 8년이다. 그래서 어떤 직책의 경우 선거가 잦다고 느껴지는 반면 어떤 자리는 언제가 선거였었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올해 버지니아 주 선거에서는 우리 한인사회의 자랑인 마크 김 주 하원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또한 주지사, 부지사 그리고 법무부 장관 선거도 같이 있다. 또한 훼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공립학교 시설 증, 개축을 위한 공채 발행 주민투표도 포함되어 있다. 부디 한인 유권자들 모두 선거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선거참여는 우리의 권리이자 책임이라는 것은 다시 언급할 필요 없겠지만 우리와 같은 소수민족 사회에는 더욱 중요하다. 우리의 선거참여 정도가 주류 정치인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의 척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선거일 당일 직장, 사업이나 다른 일로 투표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오늘 금요일 이나 내일 토요일 훼어팩스 카운티 중앙정부청사나 지역청사에 직접 가서 사전 투표를 할 수 있다. 금요일은 저녁 7시까지, 그리고 내일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투표장에는 유권자 등록카드나 운전면허 등의 신분증을 지참하기 바란다. 그런데 버지니아 주에서는 작년부터 길에 꽂혀진 선거 캠페인 싸인들이 없어졌다. 과거 같았으면 지금 쯤 도로 옆이나 중앙분리대에 후보자들의 싸인들이 오색찬란하고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모습이 절정에 달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간혹 길옆이나 집 앞 등의 사유지에 꽂혀 있는 외에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약 2년 전에 새로 제정된 법 때문이다. 원래는 새 법이 제정되기 전에도 주법에 의해 공공 지역에 선거 싸인을 꽂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주 정부가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주 정부는 기껏해야 교통국이 도로변 잔디를 깎을 때 싸인을 뽑아 버리는 정도였다. 지역 주민들이 여러 이유로 불평해도 주 정부로서는 필요악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카운티 정부는 이러한 주법을 직접 집행할 법적 권리가 주어지지 않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던 것이 주 의회에서 새로 제정된 법이 카운티 정부에게 직접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선거 후보자들이 지역 정부에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기에 싸인을 꽂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사유지에는 카운티 정부로부터 싸인 허가를 받은 이상 규격 제한 외에는 꽂는 것을 금지할 수 없다.
이러한 새 법 제정을 반기는 것은 사실 주민들뿐만이 아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여러 번 선거를 치루어 보았지만 그 때마다 가장 힘든 것 중 하나이며 낭비라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그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싸인을 꽂는 이유는 선거에 출마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싸인 제작과 꽂는데 소요되는 인력은 후보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적은 자금으로 선거를 치루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이 때문에 사용해야 하는 선거자금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을 수도 있다. 그리고 싸인 제작 자체야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길에 꽂는 것은 그렇지 않다. 전적으로 자원 봉사자에 의존하는데 그것을 부탁하는 게 참 미안하다. 차량 통행이 많은 낮 시간을 피해 주로 밤늦게나 새벽에 하지만 위험할 수 있고 힘 드는 일이다. 그리고 나처럼 훼어팩스 카운티 전체를 지역구로 하는 선거 후보자의 경우엔 그 만큼 더욱 많은 자원 봉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새 법 제정으로 인해 싸인 제작과 꽂는데 소요되는 재정과 인력을 이제 좀 더 건설적인 부분에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만약 내가 다시 선거에 출마한다면 싸인을 1만장 이상 제작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