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에이전트의 푸념

2013-10-31 (목)
크게 작게

▶ 정연중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사는 입장에(바이어) 있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가끔은물건을 파는자(셀러)가 되기도 한다. 보통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소소한 일상용품의 거래가가장 많으나, 더 의미 있고 윤택한 생활이나취미생활을 위한 것들을 사들이기도 하고 혹은 집안을 장식하기 위한 것들이나 또는 소장이나 사치를 위해 고가의 제품을 사기도 하고때로는 팔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금액이 큰 것 중엔 온 가족이 거주할 주택구입도 있고 생활을 위해 운영할 사업체 때로는 투자 부동산을 사고팔기도 한다.

사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주택은 가족들이모여서 사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거주환경을 가장 먼저 고려하지만 투자용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구입할 때는 관리나 운영후 만져볼 수 있는 인컴에 관한 확인이나 확신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아주 예민해 지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아무튼,오늘은 부동산 거래시 일어나는 아주 상식적인 진행절차이면서도 전문가가 아닌 보통사람들이 알아두어야할 기본적인 것을 얘기하고 계약의 중요함에 대해 조금은 계몽 차원이기도한 목적으로 부동산 에이전트가 보는 시각에서 글을 써본다. 누구든지 주택이나 사업체 및 상업용 부동산을 팔려고 할때는 부동산 소유주 즉 셀러가 직접 시장에 내 놓고 살사람을 찾는 방법이 있으나 보통은 부동산 회사를 통해 시장에 내 놓고 고용한 에이전트를통해서 바이어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때 부동산회사와 셀러는리스팅 계약을 하게 되고 그 내용에는 계약기간 이나 부동산의 판매가격 그리고 커미션 금액 등의 중요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리스팅 계약 후에 어떤 이유로 셀러가 부동산회사와의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판매계약을 취소하려 할 때 대부분의 부동산 회사로부터 거절당할 소지가 많고 심하게는 커미션을 요구 받을 수도있다. 취소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담당 에이전트의 양해를 구하고 도움을 받아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소유주인 내가 안팔겠다면 그만이라는 식의 막무가내 셀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이런 셀러가 많은데,이번엔 조금더 발전한 예를 들어보자. 매물을시장에 내놓고 리스팅 에이전트가 열심히 노력을 해서 그 매물에 반한 바이어가 생겼으며 셀러가 원하는 가격을 전액 지불하겠다는오퍼가 정식으로 들어온 상황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셀러가 마음이 변해서 오퍼수락을 거부한다면 이것도 계약위반이 되는 것일까?그렇다. 이론적으로는 계약위반이다.

불가피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면분쟁의 소지가 된다. 이 또한 담당 에이전트와의 진지한 의견조율이 필요하고 관련된 에이전트들의 수고에 대한 대가도 고려하는결정이 나와야 하는데 일방적인셀러의 무리한 요구만 있어서 순조롭지 못한 결론이 나오는 것을자주 보게 된다. 아무튼, 바이어와셀러는 보통 한 번 이상 오고가는 서로의 오퍼와 카운터 오퍼를통해 최종 합의점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합의된 내용은 정식으로 구매 계약서(Purchase Contract)가 되며 법적인 계약구속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구매 계약서를 잘못 이해하거나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파기나 계약 취소가 필요하다면 계약조건속에서 정당한 이유를 찾아내야 만 한다. ‘내가 안팔면 그만이지’와 ‘내가 안사겠다는데’의일방적 옹고집은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큰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처음부터 구매계약서인 오퍼를 작성할 때부터 중요요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한다. 그리고 미처기록되지 않은 사항이나 변경된 사항들은 에스크로 기간 중에 별도로 서면 작성하여 첨부해 놓아야 한다. 구매 계약서의 사항들을잘 이해하는 일은 계약을 잘 이행하여 순조롭게 거래가 마무리되기 위한 첫걸음이 된다.

그리고 구매계약서의 많은 계약내용들이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기 힘든 전문용어로 구성되어있지만 완전히 이해를 한 후 매매 계약을체결해야 한다.

계약서상에서 인정하는 조건부의 경우에해당되거나 아니면 셀러와 바이어가 서로 합의하여 변경하거나 첨부되는 경우가 아니면셀러나 바이어중 어느 쪽도 마음대로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파기할 수 없다.

언급한 이런 것들이 아주 기본적이고 잘 알려진 상식이 되어 있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경우에는 비상식적인 일이 빈번히 발생하기도 한다. 매매 과정에서 셀러나 바이어의 입장이상충하는 경우는 늘 상 있어왔고 당사자들의금전적 이해가 엇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경우 매물을 구입하겠다고 오퍼를 내고 여러차례의 협상 후에 서로 서면합의가 되어 계약이 성사가 되었는데 바이어나셀러의 마음이 변해서 요지부동인 경우도 많고 법적 분쟁도 발생한다. 용한 점쟁이를 찾아갔더니 그 부동산을 사면 안된다는 얘기를들어서 못 사겠다는 바이어 , 몇날 몇일을 기도하는데 기도의 응답이 없어 팔지 못하겠다는 크리스천 셀러도 있다. 오퍼 쓰기 전에 점을 봤어야했고 팔아도 되는지의 기도도 미리했어야 했는데, 고객의 준비성 부족이라고 돌리기엔 너무 허무하고 안타까운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마음을‘ 알랑가’ 모르겠다.

(213) 272 - 1234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