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꿈

2013-10-3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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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 저먼타운, MD

나의 꿈이 뭐였더라! 아이들에겐 늘 꿈을가져라, 크게 가져라, 꿈이라도 꿔야 노력을 하게 되고 열심하게 되고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수없이 말을 한다. 그런데 가끔은 아이들이 내게 물을 때가 있다.

엄마는 꿈이 뭐야. 내 나이때 꿈이 뭐였어.

순간 멍해진다. 내 꿈이 뭐였지? 갑자기 초라해지고 쪼그라든다.


난 우리 아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많은가능성과 기회가 있고 죽기 살기로 하면 뭐든 될 수 있는 나이. 나는 내 꿈이 뭣인지 생각지도 못한채 어느덧 반 구십을 살았다. 요즈음은 평균 수명이 늘어 내 나이가 어리디어린 나이일 수도 있지만 다시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을 얻기 위해 시작하기엔 마음이 이미 늙은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난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자신감이 없었다. 죽자고 좋아하는 선생님이나 연예인도 없었고 매달리고싶은 어떤 것도 없었다.

대학 갈 나이가 되었을 때에는 막연히 가운이 좋아보이고 남을 도울 수 있는 간호사가되고 싶었다. 4년제는 아니지만 간호사가 되었다. 십여년 일을 하다가 생각지도 않게 이곳미국을 오게 되었다. 내가 여기에 있으리라고꿈엔들 생각했을까. 꿈도 꾸지 않았던 많은아이들을 얻었다.

생활에 바쁘게 쫓기다가 문득 생각한다. 아.

정말 꿈 같다. 좋은 면에서 또는 삶의 무게에짓눌려서. 삶은 예측할 수가 없다. 내가 어디에 있을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모든 것은우연히 어느날 갑자기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내겐 세살의 여자 아이가 있다. 문득 그 아이의 말투며 행동을 보고 쟤는 어디서 보고듣고 해서 하는 것일까 놀란다. 예뻐서 혹은섬뜩해서. 그런데 내가 흘려버리며 한 행동과말에서 그 아이가 따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으로 다시 나를볼 때가 있다. 오늘 하루 순간을 잘 살아야겠구나 생각한다.

아이들은 형제들 사이에서 질투하면서 혹은 부러워 하면서 자신을 길을,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것같다. 나는 그 아이들을 통해서 내가 가보지 못한 삶을 꿈꿔본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다 성장한 후에 내 모습은?나는 미국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내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한다. 이런저런이유와 핑계가 있지만 마지막? 아니 현실적인꿈은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이방인이고 싶지 않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사람들 사이에서함께 숨쉬고 싶다. 자유롭게 내 의사표현을 하고 그들과 공감도 하면서. 언제가 될까. 그 날을 꿈꾸며 우리 아이들이 열공하는 것처럼나도 열공의 반열에 끼일련다.

내가 꿈꾸는 것은 "우리 엄마는 열심히 하는 분이었어. 우리 엄마는 성실하셨어. 우리엄마는 노력하는 분이었어." 우리 아이들에게남기고 싶은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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