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과 노화

2013-10-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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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자 / 워싱턴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늙기 시작한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숨쉬고, 자라면서 자연이란 바퀴에 매달려 돌고 도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우리 인생에서 40 고개턱을 오를 때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사람 몸에서 가장 높은 곳, 머리이다. 머리 위에 흰 꽃이 피기 시작한다. 희끗희끗 변하는 모습을 보며 아, 늙어 가는가 보다 한탄을 하게 된다.

그러다 50, 60, 70고개를 넘다 보면 머리 전체에 흰 꽃이 만발한다. 젊은 나이에 흰 머리가 생기는 것은 유전, 또는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이 있다지만 나이 들어서 흰머리가 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적인 것이다.

봄이 되어 얼었다 녹은 거친 흙 위로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새싹들을 보면 무척이나 신기하고 자연의 신비스러움까지 느낀다. 그렇게 자연을 좋아하면서도, 때가 이르러 내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는 것은 반갑지가 않다. 세월의 흐름과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즐길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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