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상 훈 <암 전문의 엘에이 암센터>
65세된 여성 환자가 질 출혈, 골반통, 요통 및 체중감소를 호소하며 필자를 방문했다. 이런 경우 필자는 진행된 상태인 자궁경부암을 가장 먼저 의심하였다. 역시 검사 결과 진행이 상당히 된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되었다.
자궁경부암은 한인 여성들에게 있어 과거에 가장 흔한 암의 하나였고, 그 빈도가 최근 감소 추세이나 아직도 꽤 흔하게 볼 수 있는 여성 암이다. 이는 조기 검진을 통해 얼마든지 예방 가능한 암이기에 특히 주의가 요망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인유 두종 바이러스, 즉 HPV (Human Papilloma Virus)가 그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는 성관계를 통하여 전파되며, 성경험이 있는 여성의 10명 중 1명이 감염되었을 정도로 매우 흔한 바이러스다. 그 밖의 위험요인으로는 인체면역 결핍 바이러스(HIV)나 클라미디어 등의 감염, 흡연, 다산의 과거력, 장기간의 경구피임약 사용 등이 있다. 식생활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적은 식이가 위험성을 높인다고 생각된다.
자궁경부암 진단에 중요한 검사로는 자궁경부세포검사 즉Pap test 가 있는데, 이 검사는 세포 채취용 솔로 자궁경부와 질세포를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며 큰 통증이 없어 자궁경부암의 조기검진에 사용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치료 등을 병기에 따라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치료한다. 이 때 환자의 연령, 전신상태, 향후 출산 희망 여부, 치료의 합병증 등도 고려하게 된다. 조기인 경우, 수술만으로도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지만, 병이 진행된 경우는 수술 후에도 추가적으로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해야 암의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사선 치료는 외부 방사선과 강내 근접 방사선 치료가 있고, 이를 병합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첫 성경험 연령을 늦추고, 성상대자수를 최소화하는 안전한 성생활이 중요하다. 또한, 금연을 하며, 5년 이상 장기적인 경구피임약 복용을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의 예방 가능성이 있는 음식으로 카로테노이드(carotenoid), 비타민 A, C, E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궁경부암은 인유 두종 바이러스, 즉 HPV가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현재 9~26세의 여성들은 HPV 예방접종을 권하고 있다. 예방 접종을 통해 약 70% 정도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방 접종은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궁경부암은 오랜 기간 동안의 암 전 단계를 거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런 전암 단계에서 발견하게 되면 얼마든지 암을 예방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21세에서 65세 사이의 여성들에게 매 3년마다 Pap test라고도 하는 자궁경부암 검진을 하도록 권하고 있고, 특히 30세에서 65세의 여성인 중 인유 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함께 병행하는 경우 매 5년마다 검진을 할 수 있다.
문의 (213)388-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