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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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2013-09-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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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남희/ SAWTRON사 디렉터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무엇일까?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하고 학벌, 학연, 지연 등 소위 배경이 중요한 시대에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형, 무형의 유산이 자손들의 삶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부모들조차 먹고 살기가 팍팍한 이 시대에 대다수 서민들에게 물질적 유산은 꿈같은 얘기다.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나온다. ‘재산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준다 해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킨다고 볼 수 없고, 좋은 책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준다 해도 다 읽는다고 볼 수 없다. 이는 남모르게 음덕을 쌓음으로써 자손의 훗날의 대비책으로 삼는 것만 못하느니라.’ 부모가 자식에게 남겨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음지에서 남모르게 행해진 선행이라는 말이다.

이 말을 곱씹다 문득 두 종류의 부모가 떠올랐다. 하나는 자신도 가난하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부모였고, 다른 하나는 영훈중 입학비리에 연루되어 기소된 학부모들이었다. 그 자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며 자랄까?첫 번째 부모의 자녀들은 남을 배려하며 이웃을 돌보고 사랑하는 고귀한 마음을 배울 것이고, 두 번째는 나만 잘 되면 그만이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불법, 편법을 일삼는 도덕과 윤리가 결핍된 이기심을 배울 테니 누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자랄지는 자명하다.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가려는 마음가짐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무언의 가르침이며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그러므로 온갖 불법과 비리로 축적한, 국민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수천억의 비자금을 은닉해 온 전두환 전 대통령은 최악의 유산을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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