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상으로의 회귀

2013-08-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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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영 / 주부

쇼핑센터 이곳저곳에서 BACK TO SCHOOL이라는 문구를 보게 된다. 사람들은 학교가방이며 옷, 신발, 학용품 등등 개학 준비를 위해 쇼핑카트를 가득 채운다. 그리고 대부분 부모들은 이제 길고 길었던 여름 방학이 끝난다는 안도의 한숨과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얻게 될 자유를 생각하며 마음으로 환호성을 지른다. 아마도 방학이 끝난다고 아쉬워하는 부모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개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부모에 속한다. 개학은 아들들과 씨름하는 생활에서 벗어나 나의 일상으로의 회귀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개학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면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하게 된다. 개학 일주일 전쯤은 밀린 방학 숙제를 하고 매일 쓰지 못한 일기를 쓰느라 정신없이 지냈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 방학은 나에게 학생의 일상에서 벗어나는 특별한 날들이었다. 이제 4학년이 되는 큰 아들의 방학도 그렇다. 아들은 2달 반이나 되는 방학동안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시키는 방학숙제 전혀 없이 자유롭게 여름을 보냈다. 어제 아들의 학교 교장 선생님이 개학을 앞두고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 내용인즉 이제 개학이 일주일 남았으니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상을 훈련하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개학은 학생에게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는 일상으로의 회귀이다. 일상은 단지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단순하고 지루하고 반복적인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가끔 일상이 우리에게 따분하고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라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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