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당하게 산다는 것

2013-08-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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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예리 / 보건복지사

한국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고 3여학생에게 ‘수능이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물었더니 ‘성형수술’이라는 답이 제일 많았다고 한다. 나는 내게 가까운 사람이 수술한다고 하면 “넌 지금 그대로가, 너만의 매력이 있는 거야”라며 말리는 편이다. 모든 사람은 장단점이 공존하고, 많은 고민과 실천의 끝에 단점마저 나만의 매력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자로서 예쁜 얼굴이 아니면 못 받는 대접, 돈이 없다는 서러움, 그리고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무시 등등. 쌍꺼풀 없는 작은 눈과 낮은 코를 자랑하는 평범한 얼굴에 몸매도 한국에 있었다면 ‘건강하다’고 놀림 받을 체격이지만, 그래도 난 미국에선 자연스런 동양미가 최고라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는 한다.

소위 말하는 좋은 차에 집 한 채도 없지만, 내게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내 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하며, 마지막으로 내 피부색 때문에 무시당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대항하기 위해 내 투지를 불태우고는 한다.

그런 부조리한 부분들을 깨닫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내 나름대로 당당하게 사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남들이 멋대로 정한 불평등한 가치관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나만의 매력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 그렇게 당당하게 살기 위해 난 오늘도 심호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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