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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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의 역사 위해 다시 이 곳에”

2013-08-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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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준 목사, 브로드웨이 템플-워싱턴하이츠 연합감리교회 부임

75세의 노년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선목회에 나선 조영준<사진>목사.
지난 일요일(8월18일)은 조목사에게 아주 뜻 깊은 주일이었다. 맨하탄 브로드웨이 탬플-워싱턴 하이츠 연합감리교회(4111 Broadway, New York, NY 10033·브로드웨이173가)에 부임하여 첫 번째 설교를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대게의 경우 담임목사가 부임하는 첫 날이면 교인들과 하객들이 모여 즐거운 축제분위기의 부임예배가 되어야 하는데 이 날은 그렇지가 못했다. 너무도 쓸쓸한 부임예배였다. 약 500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교회에 참석한 교인은 고작 10여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조목사의 부임을 알고 방문한 한인교인 5명(조목사의 사모 포함)을 합해서이다.

그러나 조목사의 설교는 교회를 쩡쩡 울리고도 남을 정도로 힘차고 우렁찼다. 아직 한인회중이 없는 이 예배당은 영어로만 예배가 진행되는데 조목사의 영어설교(제목:The Community Responds)는 유창했고 힘이 있었다. 수천 명을 앞에 놓고 하는 것 같은 그런 설교였다.


예배가 끝난 후 커피 타임이 간단하게 있었고 그게 전부였다. 리셉션도 환영시간도 없이 교인들은 교회를 나섰고 교회는 히스패닉교인들이 시작하는 찬송가 소리만 뒤를 따랐다.

“한국에서의 모든 사역을 끝내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화요일(13일) 뉴욕연회(UMC) 감독의 파송을 결정 받고 오늘 부임예배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다 쓰러져가는 교회를 다시 부흥시키라고 이곳에 보내신 줄 믿는다. 더 이상 방치만 할 수 없는 교회다. 75세의 나이에도 계속해 설교할 수 있는 교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이렇게 말하는 조목사의 얼굴에선 실망감이나 어두운 그늘을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서울고등학교와 감리교신학대를 졸업 후 잠시 KBS아나운서(1958-1959)를 한 조 목사는 미국 유학길에 올라 에모리신학대학원(1963­M.Div.)과 드류신학대학원(1972­Ph.D.)을 졸업했다. 1966년부터 연합감리교회(UMC) 목회를 시작하여 미드허드슨한인교회(1973-1981)를 창립하고 담임했다.

후러싱제일교회 담임(1982-1983)을 거쳐 연합감리회 고등교육부성직국 목사발굴양성 디렉터(1983-1987)와 연합감리교회 감리사(1987-1996)를 역임했다. 이어 조목사는 한국의 감리교 1번지라는 정동제일교회 담임목사(19대)로 청빙(1996)됐고 이 교회에서 은퇴(2008)했다. 은퇴 후에도 배재학당재단이사, 상명대학교 석좌교수, 배재대학교 강사 등으로 후학을 가르치며 쉴 새 없는 노년을 보내다 이번에 다시 미국감리교회 담임으로 파송 받았다.

“아무도 모릅니다. 누구한테도 연락하지 않았지요. 그러나 이렇게 쓰러져가는 하나님의 교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선 주위의 기도와 도움이 필요하답니다.” 지인들의 기도와 도움을 바란다는 조목사와 사모다. 연락처:845-905-6503. 이메일:youngjooncho200@daum.net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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