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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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과 지식욕

2013-07-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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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아기가 거실을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습니다. 아기의 목표는 거실 반대편에 있는 조그마한 나무 입니다. 아기는 열심히 기어가서 치렁하게 내려와 있는 나뭇잎과 줄기를 관찰하다가 입을 벌리고 감탄합니다. 그리고는 화분 밑에 받침접시의 물을 손으로 튀기고는 좋아합니다. 아기가 젖은 손으로 화분가를 이리저리 만지다 양탄자에 작은 손자국이 찍히는 것을 보고 기뻐서 소리를 지릅니다. 아이가 뜻밖에 먼 곳까지 와 있는 걸 본 엄마의 깜짝 놀란 외침으로 아이의 탐험은 중단됩니다.

아기들과 어린 아이들을 관찰하다 보면 신기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며 배움이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목표를 향해 돌진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그를 라틴어로 tabula raza(blank slate: 백지)라고 칭합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아이를 정보를 흡수하는 스폰지라고도 일컫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어린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쉽고 빠르게 정보를 흡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아기에게는 배움이란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절대적인 무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호기심 입니다. 물론 아이의 호기심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서서히 줄어듭니다.


현명한 부모들은 정보화 사회에서 자신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그들이 호기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 믿고 노력합니다. 이들은 아이가 호기심을 계속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부모로서 아이의 모범이 되어 호기심을 배움의 동기와 연장(tool)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쉬운 예로, 이들은 앉아서 개미를 관찰하는 아이 옆에 가만히 앉아서 같이 보다가, “저 개미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저 개미는 참 무거운 걸 들고 가고 있구나, 어떻게 저렇게 큰 먹이를 들 수 있지?” “저 개미들은 어떻게 길을 알고 모두 한 줄로 갈까?”라고 묻고 대화하는 것은 아이의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아이의 지식욕을 자극해 줍니다. 이런 질문들은 호기심을 직접적인 배움으로 연결해 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점차 혼자서 자체적인 연구를 하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물에 대한 감탄의 시선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뉴턴, 리히덴베르크, 괴테, 파스퇴르, 마리 퀴리, 피카소 같은 위대한 인물들이 있습니다. 뉴턴은 모든 물리와 수학의 바탕이 되는 학문을 이룬 과학자로서 2006년 세계 물리학자들이 왕립학회에서 아인슈타인을 제치고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학자로 뽑은 바 있습니다.

그 뉴턴은 1987년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를 발표하고 인력이라는 개념을 선포하였는데 이 뒤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뉴턴의 조수이며 뉴턴의 조카의 남편이었던 존 콘두잇이라는 사람이 쓴 글에는 뉴턴이 캠브리지에서 은퇴하던 해(1666년) 그가 링컨셔에 있는 어머니와 함께 있는 동안 그가 정원을 배회하다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유심히 쳐다 본 후 인력의 개념을 확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시에 그는 사과뿐만이 아니라 지구의 인력이 생각보다 훨씬 멀리서 달까지도 지구의 인력에 영향을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곧 달이 지구의 인력 때문에 지구를 감도는 괘도를 돌게 된다는 수학적인 계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극도로 발달한 현대과학은 뉴턴이 몇백년 전 유심히 관찰한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지극히 평범한 현상에서 발견한 우주의 법칙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이가 무한한 지식욕을 가지길 원한다면 그의 호기심을 키워주세요.

(714)293-0123, www.drjustinch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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