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앤 기 교수 관련 영문서적 출간
▶ 일체의 구상성 배제, 모노크롬회화와 차별화 연구·이론·해설·분석 통해 국제 화단에 부각
조앤 기 교수
‘단색화’(Dansaekhwa 혹은 Tansaekhwa)는 70년대 이후 한국의 서양화가들 사이에서 커다란 물줄기를 이루며 한국 현대미술의 틀을 형성해온 미술사조를 일컫는 고유명사다. 일체의 구상성을 배제한 순수한 단색의 추상화로서, 한때‘모노크롬 회화’(monochromatic painting)라고 불리기도 했으나 세계 미술사에서 한국미술의 독자성이나 차별성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어로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우리 고유의 미술양식이다.
단색화는 촉각적이고 구축적이며 자연친화적이고 자기수행적인 작업이란 점에서, 인위적이고 평면적이며 시각중심적인 서구의 미니멀리즘 혹은 일본의 모노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서양 미니멀리즘이 70년대 사라진 것과는 달리 단색화는 현재까지도 젊은 작가들에게 이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현대에 와서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의 정신세계와 연결된 대단히 중요한 미술흐름으로 인정받고 있다.
단색파 작가들은 일제식민지시절이 지나고 한국미술대학을 졸업한 첫 세대인 1930년대생들을 중심으로 한 전기 단색화 작가들(이우환, 박서보, 권영우, 윤형근, 하종현, 정창섭, 최병소, 김환기) 1950-60년생들인 후기 단색화 작가들(고산금, 노상균, 문범, 남춘모, 천광엽, 장승택)로 크게 나뉘고 이들 사이에는 재료와 감수성, 의식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가 있지만, 단색화는 어떤 이데올로기를 가진 그룹운동이나 조직체 아니고 개별 작가들이 각자 독창적으로 작업하는데도 거대한 공통적 흐름을 이룬다는 점이 특별하다.
이러한 한국의 단색화를 연구, 이론, 해설, 분석을 통해 집중적으로 조명한 영문서적이 나왔다.
미시간 대학의 미술사 교수인 조앤 기(Joan Kee) 교수가 출간한 ‘콘템포러리 코리안 아트’(Contemporary Korean Art: Tansaekhwa and the Urgency of Method)가 그것으로, 아직까지 한국 화단에서도 그 용어가 생소한 단색화의 중요성을 국제화단에 부각시킨 최초의 책이다.(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출간, 347페이지)조앤 기 교수는 미술사 전공으로 예일대를 우등졸업했고(1997) 하버드 법대를 나와(2000) NYC 인스티튜트 오프 파인아츠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2008년부터 미시건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 한국과 아시안 미술사 전문가이며 비평가로서 한국화단에도 기고하며 널리 알려진 그는 지난 수년간 깊이 있는 연구와 수많은 자료조사, 작품분석 및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 화단에서 단색화가 갖는 의미와 위치와 영향을 이 책을 통해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은 1장에서는 권영우와 윤형근, 2장 하종현, 3장 이우환, 4장 박서보를 중심으로 기술했고 5장에서 단색화와 아시아 미술의 이상화,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콘텍스트 이론의 곤경을 다루고 있으며 컬러 작품사진들도 다수 수록하고 있다.
가격 39.95달러. www.upress.umn.edu (612)627-1970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