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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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성적보다 숨겨진 차별성으로‘명문대 문’열어라

2013-07-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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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대학’뚫을 비장의 무기는

▶ 단순 GPA보다 이수과목들 수준 중시 하나의 전공보다 학문 간 연계능력 파악 독립심·다양한 문화 이해노력 있나 평가

고등학교에서 4년 내내 우수한 학업성적을 유지하고, 최고수준의 시험점수를 얻고, 나름 재능과 열정을 살린 과외활동을 통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스펙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입시에서 입학을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불합격이나 대기자 명단 통보를 받을 경우 실망이 대단히 클 것이다. 명문대 입학사정은 대부분의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는 미스테리 그 자체다. 무엇을 얼마나 더 해야 입학 문을 뚫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보는 것이 옳지만 그래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짚어본다.

■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것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 등 최우수 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어 하는 1순위 대학들은 입학원서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학업성적과 시험점수, 과외활동 내역, 수상기록 만으로 지원자의 합격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이들 대학은 지원자가 어떤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공부를 마친 뒤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인지 파일을 통해 찾아내려고 애쓴다.


1. 대학수준의 학업이수 능력

단순히 고등학교 GPA가 높으면 명문대 합격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여기면 큰 오산이다. 미국에는 10만개가 넘는 공립 고교가 있으며 각 학교가 GPA를 산출하는 방식 역시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자녀의 성적표에 나타난 숫자를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마음을 놓으면 훗날 대학입시에서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택한 과목들의 ‘수준’이다. 대학들은 성적이 매겨진 클래스들의 수준을 자세히 들여다본 뒤 지원자가 대학이 제공하는 학과목들을 차질 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지 예측한다.

학과목의 수준과 성적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향상되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지만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클래스 수준과 성적이 내려가면 역효과를 초래한다. 대학입시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성적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하다.

2. 혼자 일어설 수 있는 능력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학생이 종종 탑 10안에 드는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아 주위 학생 및 부모들이 의아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보다 훨씬 뛰어난 스펙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명문대로부터 입학을 거절당한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년 전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운 한 여학생이 MIT에 당당히 합격한 경우가 있었다.

이 여학생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과외활동은 한 개도 하지 못하고 고교시절 내내 동네 맥도널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 가족들을 도와야 했다.

학생은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일을 시작했지만 근무하는 동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여러 번‘최고의 종업원상’을 수상했고 이 소식을 접한 맥도널드 본사의 고위간부가 대학입시 과정에서 강력한 추천서를 써줘 드림스쿨 진학의 꿈을 이뤘다.

이런 학생이 있는가 하면 경제력이 탄탄하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잘 나가는’ 부모를 둔 학생 중 일부는 부모의 영향력을 활용해 여름방학 동안 유명 정치인 사무실에서 인턴을 하고 유명대학 교수의 리서치에 참여하는 등 주위의 부러움을 살만한 활동을 한다.

아르바이트 여학생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역경을 극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치인과 함께 일하고 대학교수의 리서치에 참여하는 일도 의미 있는 활동이지만 대학 입학사정관의 눈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족을 돕고 회사에도 기여를 한 여학생도 높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대학 당국이 이 여학생의 독립심에 후한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3. 학문간 연계 학습능력

이는 한인 부모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항목이다, 한국에서는 학생이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입학했다면 그것이 곧 학생의 ‘레이블 또는 정체성’이 된다.

즉, 서울대 의예과나 고려대 법학과에 합격했으면 그 학생은 곧바로 ‘서울대 의대생’, ‘고려대 법대생’이 되는 것이다.

또 이는 학생의 삶과 미래가 학생이 입학한 대학의 전공과 일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학생이 그동안 공부하고 경험한 다양한 분야의 조합과 축적이 학생 자신의 모습니다.

대학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자신의 취미나 관심분야에 어떻게 적용하고 접목시켰는지 보고 싶어 한다.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면 단순히 자신이 과학과 수학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이 문학이나 역사, 미술 클래스에서 배운 개념과 사상을 공학부분에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또 학문들 간의 공통점에 대해서나, 혹은 음악이나 법, 심리학을 공학에 도입하는 방법은 없는지 등에 흥미를 보이고 연구하는 모습을 들여다보길 원한다.

‘틀에서 벗어난 생각’(Thinking out of the box)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이야말로 명문대 합격 가능성이 높이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4.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

여름방학 때 많은 한인 고교생들이 교회나 사회 봉사단체를 통해 멕시코, 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열리는 선교활동에 참여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은 대학입시와는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들의 안녕을 위해서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대학 입장에서 볼 때 미국 내 수많은 학생들이 이 같은 해외 선교활동에 참여하며 이를 주제로 대입 에세이를 작성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선교활동을 토픽으로 하는 비슷비슷한 에세이가 너무 많이 입학사정관들의 데스크에 올라오기 때문에 대학들이 식상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른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고 나보다 덜 가진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꼭 해외로 나가서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이런 활동은 학생이 소속된 로컬 커뮤니티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주변에 여러 문화와 언어, 다양한 계층의 이웃들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내가 사는 커뮤니티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5.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활동

대학입시철은 다가오는데 많은 학생들이 시간에 쫓겨 특별한 관심이나 열정이 없는 활동에 참여한다. 시간 때우기가 목적인 액티비티를 했는지 여부는 입학원서나 에세이를 통해 쉽게 드러난다. 한 주말에는 거리청소 활동에 참여하고 또 다른 주말에는 노숙자에게 점심을 서브하는 일을 한다고 가정하자.

이런 활동 자체가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학생이 환경보호 관련 일이나 사회복지 정책 분야에 관심이 없다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는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어떤 활동을 하던 학생 본인이 만족하는 수준에서 끝이 나거나 관심분야와 전혀 상관이 없다면 큰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

거창한 것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마음이 자연스럽게 끌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면 어떤 활동이든 좋은 활동이 된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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