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님과 대화가‘문제아’날 변화시켜”

2013-06-2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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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텍 박사 진학 유재현씨

▶ 학업에 흥미 잃어 대학진학 포기 선언 아버지와 소통·신뢰… 배움 즐거움 알아 우주론에 대한 깊은 연구 하고 싶어

“부모님과 대화가‘문제아’날 변화시켜”

유재현씨가 부모와 소통과 신뢰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차원의 개체인 끈과 이와 관련된 막(Brane)을 다루는 끈 이론, 그리고 전체적인 우주, 나아가서 그 내부에서의 인간의 위치에 대한 정량적(주로 수학적) 연구를 하는 우주론에 대한 더욱 깊은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샌디에고 카운티 내 명문 학교인 토리 파인즈 고등학교와 UC 샌디에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유재현씨(23).

오는 9월부터 자연공학과 공학에 중점을 두고 소수정예 영재교육을 채택하고 있는 칼텍(Caltech)으로 진학해 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을 예정인 유씨는 부모와 ‘소통과 신뢰’가 자녀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획일적인 교육방식과 억압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규제가 너무 심해 정상적인 학업생활을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공부에 대한 열정이 없으니 대학을 진학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갈등과 방황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자마자 부모님에게 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했습니다”이렇게 해서 샌디에고에 있는 토리 파인즈 하이스쿨을 다니게 된 유씨는 이곳에서도 문화적인 갈등 등으로 인해 학업에 대한 흥미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끝까지 믿어주고 자율적 의사를 존중해주는 가운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버님께서는 부모가 갖고 있는 자식에 대한 기대에 대한 부담을 제게 전혀 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식에 대한 기대치를 제게 강요하지 않고 자율적 의지에 따른 판단을 존중해주고 거기에 합당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이렇게 힘들게 학교생활을 하던 유 씨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12학년 때부터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 유씨의 부친인 유종일 박사는 방황하고 있는 유씨에게 ‘배움의 즐거움’과 ‘사물의 과학적 접근’ 등에 대해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가르쳐 주었다.

“한국의 교육제도가 학생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학교에 대한 제 인식은 불만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교육 방식이 꼭 좋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와 끊임없는 대화를 하면서 12학년에 진학하면서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이 때부터 유씨는 자신과의 깊은 내면의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다 자연과 우주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 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궁금증으로 인해 이를 다루는 ‘물리학’에 대해 심취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신의 미래를 이 분야를 다루는 학자가 될 것을 결정했다.

“물리학은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대상인 원자 내부의 아원자 입자(양성자, 중성자, 전자)부터 가장 크다고 여겨지는 우주전체까지 현상의 광범위한 범주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앞으로 끈 이론과 우주론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학문적 성취를 달성하고 싶습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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