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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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웨인힐즈 고교 10학년 김혜나 양

2013-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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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치는 끼.재능 맘껏 펼칠래요”

▶ 국악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 전통무용 두각

옷 그리는 재미에 흠뻑, 패션장학생으로 활동
교내 신문사 기자 활동하며 퓰리처상 꿈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양손에 거머쥔 북채로 현란한 춤사위를 보이는 무용가’ ‘카메라를 목에 걸고 취재수첩을 들고 사건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기자’ ‘빠른 손놀림으로 갖가지 스타일의 의상을 스케치하고 있는 디자이너’

바로 뉴저지 웨인힐즈 고등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김혜나(16)양이 꿈꾸는 자신의 미래 모습들이다.


김 양은 9세가 되던 해 우연히 친구를 따라 ‘이송희 청사초롱 무용단’을 방문한 뒤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무용을 처음 접하게 됐다. 또래의 친구들이 얼굴에 연지곤지를 찍고 예쁜 한복을 입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몸을 따라 흔들었다고. 김 양은 이날부터 틈만 나면 무용단에서 한국의 전통 춤과 문화를 배웠다. "한국 춤을 배우면서 한국인의 정신도 같이 배우게 된 것 같다"는 김 양은 지난해 국악경연대회에서 ‘삼고무’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국악장단을 듣고 있으면 그 어떤 음악보다 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김양에겐 음악과 무용 외에 글쓰기에도 재주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광으로 통한 김 양은 영어 수업이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남다른 글쓰기 재능을 눈여겨 본 담임선생님이 학교 신문사에서 일할 것을 추천한 뒤 본격적인 교내 기자 생활을 시작한 김 양은 취재를 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너무 즐겁단다. "기자생활을 하며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나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됐습니다." 기자의 본분은 온전한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가슴에 새겨 놓을 만큼 장차 ‘퓰리처 상’을 수상할 세상을 바꿀 저널리스트의 꿈도 놓질 않고 있다.

김 양에게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6살 때부터 혼자 연필을 쥐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김 양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예쁜 옷들을 스케치북에 하나씩 진열해 놓기 시작했다. 그녀의 미적 재능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어머니는 어느 날 그녀의 스케치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결국 쉽게 감추어 지지 않던 재능은 교내에서 단 2명만 뽑히는 ‘패션 장학생’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해주었다.

올 여름부터 맨하탄 패션 명문 ‘LIM 칼리지’에서 제공하는 패션 장학생 강의를 학교 대표로 수강하게 됐다. 교내신문 취재로 바쁜 틈틈이 스케치북을 펼쳤던 시간들이 아깝지 않았음을 증명해주었다. 현재 옷 그리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는 김양은 최우선 목표로 LIM 칼리지 진학을 잡고 있다. 물론 다른 꿈들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대학 진학 이후 기자의 꿈도 이어갈 예정이다. ‘인피니티’와 같은 K-POP 그룹에 열광하는 나이기도 하지만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읽으며 진지한 고민에 빠지는 조숙한 나이기도 하다.

“꿈 꿀 줄 아는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진다”는 김 양은 세탁업을 하고 있는 김종기, 김현선 부부의 1남 2녀중 장녀이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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