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과 효도의 방정식

2013-06-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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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애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지부 회장

부모 공경의 ‘효’ 사상을 가장 소중한 인륜으로 계승해 온 우리 한인사회에서 연로한 부모를 구타하거나 부모의 질병 치료를 소홀히 해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부모가 매월 정부로부터 받는 웰페어 수당을 빼앗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정문제 상담기관에 의하면 한인사회에서 노인 학대사례는 불경기 이후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학대를 당한 부모들이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기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노인들은 언어장벽에다 교통수단도 없어 마음대로 다니기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한인 노인들은 이질적 문화의 환경에서 사회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이민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를 구타하고 생계 보조금까지 빼앗는 행위는 중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한인들은 어느 민족보다 효 사상이 강한 민족이다. 비록 미국에 살지만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한국고유의 경로사상이며, 자녀들의 효 사상 교육을 위해서도 부모들이 먼저 연로한 노부모 모시는데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자는 효행인지본(孝行人之本), 즉 “효는 인(仁)을 행하는 가장 근본”이라고 했다. 구약의 십계명에서도 인간에 대한 계명 중 첫 번째가 부모공경이다. 부모에 대한 효도가 인간관계의 출발이며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생명은 신의 섭리에 따라 우리의 부모를 통해 주어진 신의 은총이다. 따라서 부모는 생명의 은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부모의 사랑 속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아서 인간으로서 성숙하게 되었다.

따라서 효도는 책임이라기보다 당연한 의무인 것이다. 인간이라면 한시도 이 은혜와 의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우주적 질서 속에 정립되어 있는 한 효는 의무가 아니라 절대적 당위이다. 특히 동양은 이 우주적 절대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체계가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효는 가장 원초적인 인도(人道)이며 질서의 근본이자 시작이다.

우리가 비록 서구 문화권에 살고 있지만 도덕과 윤리가 생활의 규범이 되는 인륜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이를 토대로 미주 한인사회가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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