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비 불균형이 몰고올 사회문제 파헤쳐

2013-05-1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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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과잉사회 마라 비슨달 지음·현암사 펴냄

남자에게 납치돼 48시간 동안 성폭행 당하는 끔직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23세 여대생이 버스를 타고 귀가하다 남성 6명에게 잇따라 성폭행 당하고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으며 얼마 전에는 9세 여아가 성폭행 당한 뒤 차 밭에 버려졌다. 인도에서 성폭행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전통적인 여성 차별 의식이나 문화적 차이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성비 불균형 문제도 살펴봐야 할 대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간의 자연 출생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05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에서 1980년대에 한국, 대만, 싱가포르의 일부 지역이 109를 넘어섰으며 인도는 112, 중국은 120에 이르렀다. 중국의 도시 롄윈강에서 5세 이하 아동 성비는 무려 163명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의 베이징 주재 특파원인 저자는 세계적으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진 원인을 심층 진단하고 도래할 위기에 대해 전망한다. 특히 아시아권 전문기자답게 성비 불균형 문제가 극심한 한국, 중국, 인도, 아제르바이잔, 베트남 등지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탐구한다.


저자는 우선 출생 성비가 불균형해진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의료기술의 발전을 꼽았다. 아시아의 부모들은 성별을 감별할 수 있는 초음파 기술과 낙태 시술의 조합을 아들을 선택하는 데 이용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정상적인 성비 균형에서 초과한 남성들, 즉 ‘잉여 남성’들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사회적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사태는 배우자와 만나지 못하는 잉여 남성들과 그들을 대상으로 활성화될 부적절한 거래다. 벌써 여성을 인신매매하는 범죄와 만연한 신부 구타 문제는 심각한 현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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