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으로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는 진정한 의사가 될 거에요”
롱아일랜드 뉴하이드팍 헤릭스하이스쿨에 재학 중인 브리트니 길(16·한국명 지현) 양의 꿈은 재활치료나 정형외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가 되는 것이다. 선천적 병을 갖고 태어나거나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겪고 사는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쳐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게 길 양의 포부다.
“어린 시절부터 교통사고로 인해 신체가 기형이 된 사람이나 장애우들을 보게 되면 ‘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재활치료사나 정형 외과의사가 돼 그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습니다.”
길 양의 이 같은 희망은 지난해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대지진 참사가 발생했던 아이티 프로젝트 봉사대에 참가한 이후 더욱 굳어졌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 프랭스 지역을 돌며 장애우 센터와 고아원 봉사활동을 벌이던 중 그 곳에서 지진 참사로 인해 팔, 다리를 잃은 어린 장애우들을 여럿 만났다.
지금도 아이티 방문 당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이 문득 문득 떠오른다는 길 양은 “평생을 장애우로 또 부모도 없이 고아로 살아가야만 하는 아이들의 딱한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개구쟁이 ‘윌프리’가 가장 보고 싶다는 길 양은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에도 4박5일 일정으로 또 한 차례 아이티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돌아올 예정이다.
어머니 장숙녀 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니 대견스러울 뿐 이라며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받침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길 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상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수학 과목 경우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우등반 클래스를 한 번도 놓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수재로 꼽힌다.
길 양에게 학업 능력 외에도 재주가 많다. 현재 학교에서 내로라하는 음악학도(?)로 구성된 ‘윈드 앙상블’의 간판 플롯 연주자로 활약할 만큼 플롯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또 코리안클럽에 가입해 한국음식과 전통문화 등 다양한 코리안 컬쳐를 교내 타인종 친구와 선생님들에게 전파하고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가 하면, 힙합 댄스클럽인 D.T.C.에서 안무가(?)로 맹활약하고 있다.
“제가 바라는 전문의 장래 희망이 쉽게 이뤄지진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꼭 꿈을 실현할 것”이라는 길 양은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신체적으로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히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