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개스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한국의 대중교통이 사무치게 그리운 요즘이다. LA에도 한국의 지하철처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메트로라인(Metro Line)이 운영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OC나 샌디에고, 웨스트할리웃 지역에서 출퇴근 때 메트로라인을 이용하는 한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메트로라인은 LA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5개 노선이 있고, 이와 연결되는 메트로 버스도 운영되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다운타운의 유니온 스테이션(Union Station)에서 한인타운 버몬트와 윌셔 역, 웨스턴과 윌셔 역을 지나는 퍼플라인은 가장 짧은 노선이지만 한인타운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라인으로,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주차나 개스값 걱정 없이 다운타운에서 할리웃까지 활보할 수 있으니, 화창한 날 가벼운 운동화에 편안한 복장으로 메트로라인을 타고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색다른 재미일 것이다. 메트로 퍼플라인 스테이션 인근 가볼 만한 장소들을 모아봤다.
‘유니온역’ 다운타운의 역사와 차이나타운 관광
‘퍼싱스퀘어’ 중앙도서관 등 인근에 볼거리 가득
‘할리웃/하일랜드’ 명성의 거리와 왁스뮤지엄 등
■퍼플라인 노선
메트로 퍼플라인은 LA 다운타운의 유니온 스테이션으로부터, 시빅센터, 5가와 힐 스트릿의 퍼싱스퀘어(Pershing Square), 7가/메트로 센터, 웨스트레익/맥아더 팍, 윌셔/버몬트, 윌셔/놀만디, 윌셔/웨스턴 역으로 비교적 짧은 노선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성인 1.50달러(교통카드(TAP. Transit Access Pass) 새로 구입 때 1달러 추가), 시니어는 55센트,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데이패스가 성인 5달러, 시니어는 1.80달러다. 무임 승차 때는 벌금 250달러가 부과된다.
■유니온 스테이션
유니온 스테이션(Union Station)은 역 자체가 LA 다운타운의 역사적인 관광지다.
앰트랙(Amtrack)의 기차역이면서 메트로 노선의 출발역이자 종착점이다. 일단 건물은 아르데코와 스페인 식민지시대 양식의 혼합으로 지어졌으며, 아편 유리병, 푸른색과 흰색의 깨진 도자기, 편자와 같은 공예품과 더불어 묻힌 물결 모양의 콘크리트 칸막이 등 소품이 눈에 띈다.
유니온 스테이션 인근 볼거리로는 차이나타운과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 앤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 등이 있다.
유니온 스테이션 북쪽으로 16 블락에 걸쳐 형성된 차이나타운에서는 수만명의 중국인들이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광동 요리를 중심으로 한 본고장의 중국음식 맛을 선보이는 100여개의 레스토랑과 민예품점이 가득하다.
1917년 개장한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에서 들여온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 활기가 넘치는 실내시장으로, 마치 한국의 재래시장을 보는 듯 상인과 흥정하는 훈훈한 장면들이 곳곳에서 연출된다.
다운타운 3가와 4가 사이 힐 스트릿에서 그랜드 애비뉴 구간 91미터를 오르내리는 앤젤스 플라이트는 개통과 철거, 운행 재개와 운행 중지 등 우여곡절 끝에 다시 운행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로 단돈 50센트(메트로 이용객은 25센트)의 승차비용으로 다운타운의 경관을 감상하기 좋은 코스다.
■시빅센터 역
관공서로는 미국에서 가장 큰 정부 빌딩인 LA 시빅센터(Civic Center)는 LA의 심장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LA시, LA카운티, 캘리포니아 및 연방 정부 빌딩, 연방 법원, LA 경찰국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건물 27층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시빅센터의 동쪽으로 몇 블락 떨어진 곳에는 멕시코의 한 골목 어귀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엘 푸에블로 사적 공원(El Pueblo de LA Historic Monument)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올베라 스트릿(Olvera St.)에는 멕시코 토산품을 파는 샵들과 정통 멕시칸 레스토랑,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노상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다.
시빅센터 남동쪽에는 1880~1920년에 이주한 일본인들이 모여 사는 리틀 도쿄가 위치하며 이밖에 그랜드 애비뉴 선상 1가와 템플 스트릿 사이에는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Walt Disney Concert Hall)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Drothy Chandler Pavilion), 마크 테이퍼 포럼(Mark Taper Forum), 아만슨 디어터(Ahmanson Theatre) 등 4개의 커다란 공연장으로 이뤄진 뮤직 센터, LA 현대예술의 메카인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MOCA)이 자리 잡고 있어 문화생활을 만끽하기에도 좋다.
■퍼싱스퀘어 역
4가와 힐 스트릿 코너에 위치한 퍼싱스퀘어 역 인근에는 겨울철 윈터 원더랜드로 변신하는 퍼싱스퀘어와 LA 중앙도서관 등 볼거리가 있다.
시즌에 따라 다양한 야외 콘서트 등이 열리는 퍼싱스퀘어는 겨울에는 도심 속의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탈바꿈 한다.
아름다운 외관을 뽐내며 LA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중앙도서관은 210만권 이상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시 낭송회와 강연, 콘서트, 연극 등의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개최된다. 책 이외에도 음악 CD나 DVD, 비디오 등의 자료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공공 도서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이 중앙도서관의 건물에서는 비잔틴, 이집트, 로마의 건축 요소와 조각술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할리웃/하일랜드 역
할리웃과 하일랜드에 위치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컴플렉스인 ‘할리웃 & 하일랜드 센터’(Hollywood & Highland Center)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장으로 유명한 돌비 디어터, 유명 레스토랑과 호텔, 상점들이 입주해 있다.
스타들의 손 모양과 발 모양이 대리석 바닥에 각인되어 있는 ‘명성의 거리’(Walk of Fame)로 유명한 그로만스 차이니즈 디어터(Grauman’s Chinese Theater)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인증 샷’을 찍는 장소며, 매릴린 먼로와 존 웨인의 밀랍인형을 만날 수 있는 왁스 뮤지엄(Hollywood Wax Museum) 등이 유명하다.
또한 공연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한국일보 주최 할리웃 보울 음악 대축제로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야외 공연장 할리웃 보울(Hollywood Bowl)과 뉴욕의 브로드웨이도 부럽지 않은 팬테이지 디어터(Pantage Theater) 등도 둘러 볼만 하다.
<홍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