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상승으로 리모델링 수요 증가, 비용 회수율도 다시 높아져 주택시장 회복과 함께 주택 리모델링 업계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리모델링에 나서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뚝 끊겼던 일감이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재개되기 시작됐다. 전국 리모델링업협회 회원 업체 중 약 3분의 2는 지난해 살아난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리모델링 수요 중 에너지 효율 시설과 허리케인 샌디 피해 복구 관련된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 수요 증가로 지난해 관련 업종의 채용도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약 3,250억달러 규모의 수익을 올렸던 리모델링 업계는 이후 찾아온 침체와 함께 2011년 수익이 약 16%나 감소한 바 있다. 관련 업종의 일자리수도 2007년 약 32만7,000개 수준에서 2010년 21만6,000개까지 감소했으나 지난해 25만개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룸 등 공간 추가보다 구조 바꾸는 추세
친환경 · 네트웍 시설 업그레이드도 인기
각종 결함만 수리해도 집 매매에 큰 도움
◇비용 회수율 모처럼 증가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공사비 회수율이 높아진 이유도 있다. 주택가격 하락 여파로 리모델링 후 집을 팔아도 공사에 소요된 비용 회수가 쉽지 않았다. 2011~2012년에는 35개 주요 리모델링 작업의 평균 비용 회수율은 약 58%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도표 참조) 그러나 주택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한 2012~2013년 조사에서 회수율은 약 61%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 매거진에 따르면 리모델링 작업 중 가장 큰 비용 회수율을 보인 작업은 지난해에 이어 철제 대문 설치 작업이었다. 철제 대문 설치비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약 1,137달러였지만 집을 팔 때 거둬들일 수 있는 금액은 설치비의 약 86%로 높은 비용 회수율을 보였다.
이어‘ 섬유 시멘트’ (fiber cement) 외벽공사(1만3,083달러, 79%), 목재 데크 설치(9,327달러, 77%), 차고문 교체(1,496달러, 76%), 중간 규모 주방 리모델링(1만8,527달러, 75%) 등의 리모델링 공사도 비용 회수율이 높았다.
반면 비용 회수율이 낮아 꼭 필요하지 않을 경우 피해야 할 리모델링 작업도 조사됐다. 이미 인기가 시들해진 선룸 추가 공사의 경우 공사비는 약 7만2,178달러로 비교적 높은 반면 비용 회수율은 47%로 공사비의 절반도 건지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2층 증축 공사(15만2,470달러, 65%), 매스터 침실 추가(10만1,873달러, 63%), 패밀리 룸 추가(7만 9,006달러, 63%) 등 공사비가 높은 리모델링 작업의 비용 회수율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주택 매매에 도움되는 리모델링 요령
◆실속파 리모델링
경기불황 여파로 리모델링 추세도 많이 변하고 있다. 고급스러움보다는 실속을 따지는 리모델링이 바이어들로부터 많은 환영을 받는 추세다. 집안의 각종 결함을 수리하는 리모델링만으로도 주택매매에 도움이 된다.
주택 결함이 바이어들에게 알려지면 집을 보러 오려는 바이어들의 발길이 뜸해질 것이다.
주택거래 도중 결함이 발견되면 거래가 깨지는 것은 물론 자칫 법적 분쟁에 까지 휘말리게 돼 주의해야 한다. 간단한 결함이라도 수리 뒤 집을 내놓아야 제값을 받고 팔 수 있고 주택매매 시기도 단축된다.
◆공간 재활용
최근의 리모델링은 공간을 추가하기보다는 기존의 공간을 재활용하는 추세다. 예전에는 바이어들이 리빙룸과 패밀리룸을 별도로 갖기를 원하는 추세였다면 최근엔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편이다. 비용면에서도 기존의 공간을 재활용하는 편이 훨씬 적게 든다.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리모델링 추세가 ‘양’보다는 ‘질’에 가깝다고 보면 좋다. 천장이나 지하실 공간을 개조하는 공사 등 공간 재활용 리모델링의 좋은 예로 공사비 회수율도 높은 편이다.
만약 주방이 비좁다면 공간을 추가하기보다는 주방과 다이닝룸 사이의 벽을 허물어‘ 개방형 구조’로 개조하면 공사비도 저렴하고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친환경 업그레이드
친환경 업그레이드의 경우 집을 당장 팔지 않아도 거주하는 동안 각종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다. 간단하게 에너지 절약형 가전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부터가 친환경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바이어들은 친환경 시설을 갖춘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주택매매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친환경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전기 및 네트웍 시설 업그레이드
최근 전자제품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인하되고 있다. 붙박이 가전제품이나 홈디어터 등을 꾸며놓고 나면 그럴싸해 보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신제품이 출시되면 구형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또 최신형이 아닌 이상 제값을 주려는 바이어도 많지 않다. 반면 집 내부의 각종 전기나 네트웍 시설을 정비하면 비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벽면 내부의 낡은 전기 케이블을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집안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또는 케이블 TV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웍 환경을 갖춰 놓으면 바이어들의 인기를 끌 수 있다. 네트웍 시스템 중 하나인 ‘이더넷’ (ethernet) 설치비용은 침실당 약 80달러로 다른 업그레이드 비용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동네 평균 이상 업그레이드는 삼간다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고급 주방, 스파 시설이 딸린 욕실, 수영장 등 각종 고급 업그레이드를 실시해도 큰 문제가 없다. 옆 집 업그레이드 상태와는 관계없이 집값이 오르기 때문에 집을 팔면 각종 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비싼 돈을 들여 실시한 리모델링 아이템은 주택가격 하락 때 제값을 받기 힘들다. 최근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상승 속도는 더딘 편으로 아직까지 비용 회수율이 예전만큼 높은 편은 아니다. 집을 팔아야 할 목적이라면 이웃 집 리모델링 수준을 파악해 평균 정도의 리모델링만 해도 주택매매에 도움이 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