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자녀가 어떤 친구를 사귀는 지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좋은 친구 덕분에 큰 자극을 받아 성공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친구를 잘못 만나 그릇된 길로 가는 바람에 평생 고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한인 학생들의 경우도 소위 왕따를 시키는 문제 친구를 만나 전학을 가야할 경우까지 발생하고 평생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사실 교우관계는 동아리 그룹 간에 은밀하게 진행되고 때로는 밖으로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문제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설사 발견을 했어도 이를 선생님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힘들고 잘못된 교우 관계를 시정하기는 더욱 더 힘들다. 세상만사 첫 단추를 잘 꿰어야 성공하게 마련이다. 어릴 때 얻은 소꿉친구는 어떻게 보면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벗은 평생을 동고동락하면서 세상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우정으로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것을 도와주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도록 부모가 잘 가이드를 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친구들의 강한 우정은 자긍심에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확실한 소속감을 심어준다. 자녀에게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리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내성적 자녀들엔 성향 비슷한 친구와 맺어주기
단체 게임·레크레이션 활동 통해 친해지도록
■특별활동을 통해 친구를 사귄다
부모들은 자녀가 특별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도록 잘 리드해줄 필요가 있다. 동네 도서관, YMCA, 교회 청소년 그룹, 4-H클럽 등이 사회성을 길러주는 데 좋은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다.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 동네 공원 등도 자녀들이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은 장소이다.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 활동을 할 경우 야외활동이나 학부형 모임에 부모가 같이 참석을 해본다. 자녀와 자녀의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녀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저절로 몸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진정으로 마음에 와 닫는 어드바이스를 해줄 수 있게 된다. 한인 학부모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들의 특별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나중에 자녀와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을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교 이상이 되면 웬만해서는 부모와 함께 특별활동에 참여하려고 하지도 않고 간섭을 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함께 시간을 보내면 자녀들에게 평생 추억으로 남을 수 있으며 좋은 친구를 사귀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자녀들이 쉽게 친구를 만들도록 유도한다
당신의 자녀들이 소그룹으로 편하면서도 쉽게 우정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그마한 목표를 만들어서 이들이 성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좋은 친구를 만들라고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단지 그냥 친구를 보면 웃으면서‘ 하이’라고 말해줄 것을 권고한다. 이렇게만 해도 처음의 서먹함이 사라지며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대화를 통해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다.
어린 자녀들도 성격이 외향적인 경우도 있고 내성적인 경우도 있고 각양각색일 것이다. 외향적인 자녀는 쉽게 친구를 사귀지만 내성적인 경우는 대인관계에 소극적이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는 자녀에게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스텝바이 스텝으로 성향에 맞게 친구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
■친구 만드는 것도 연습이다
대인 관계를 미리 상황을 설정해 놓고 가르칠 수 있다. 처음에는 인사를 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후에는 인사를 받는 역할 대행도 한번 해본다. 자녀에게 서로가 이야기하면서 알게 되는 방법을 일러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동료 그룹 간에 서로 알게 되고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까지친해진다.
어린 아이들도 친근하고 상냥한 질문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기도 하고 어색한 관계를 깨기도 한다. 좋은 친구를 선택하고 어떻게 하면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지 그 방법에 주력하도록 한다. 한 사람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시행착오를 거치게도 된다. 즉 운동이
나 공부처럼 이것도 연습이 필요한 법이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진도를 나갈 필요가 있다.
■게임과 운동을 통해서 친해진다
학교나 집에서도 게임과 운동을 통해서 서로 친숙해질 수 있다. 비디오 게임보다는 레크리에이션 교사가 가르쳐 주는 게임을 익혀서 시도해 보면 더 좋다. 짐 뒷마당에 그네 등 놀이터를 만들어놓고 아이들을 불러서 놀게 해줘도 된다. 남자 아이들의 경우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풋볼이나 야구, 농구를 하면서 단체운동을 통해 협동하는 방법을 저절로 익히게 하는 것도 좋다.
한인 학생의 경우 단체 운동보다는 개인 경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데 같은 값이면 단체운동을 권고하는 것이 좋다. 왜나하면 친구들과 운동을 통해서 친해지면 그 깊이가 더 있기 때문이다. 윌셔 아카데미의 알렉스 정 디렉터는 “일부 한인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에 가서 학업성적 때문에 좌절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럴 때 단체운동을 통해서 미국 학생들과 연대감을 공고히 하게 되면 위기극복이 훨씬 쉽다”고 조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도 농구리더십으로 일컬어진다. 중요한 유세현장에 가서도 그는 참모들과 농구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전략을 구사한다. 그만큼 같이 몸으로 부딪히면서 쌓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꿉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동네에서 사귄 친구들이 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중·고등학교를 거쳐서 대학까지 같이 가는 경우가 흔하다. 어떤 경우는 평생을 같이 하는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어릴 때 소꿉동무는 어려울 때 정서적인 위안이 되고 격려를 해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서로 자극이 되어서 더 좋은 길로 인도해 준다는 점이다.
미국은 넓은 나라이다. 초·중·고등학교를 같은 지역에서 졸업한 친구들이 대학은 동서남북으로 흩어져서 갈 수 있다.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서 줄곧 같이 성장했어도 대학까지 같이 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커리어가 비슷하거나 같을 경우 다시 비슷한 필드에서 만나게 된다.
대학부터 이미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기 때문에 소꿉동무가 있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큰 위안이 된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하는 등 사회에 진출하면서 숱한 경쟁과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속마음을 주고 받을 친구가 있다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커다란 밑천이다.
<글·사진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