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 단편적인 것들만 접한다는 의미다. 최근 입시 전문가들의 최대 단체인 전국 칼리지 어드미션 카운슬링연합회(NACAC)는‘10차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입시에 관한 개개인의 의문과 궁금증을 해소시키지는 못하지만, 전반적인 입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 보고서에 실린 내용 중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대학준비 과목·선택과목·수능시험·학교성적 순 살려
복수지원자 비율 갈수록 증가·대기자시스템도 늘어
■입학사정의 핵심 포인트
대학들이 수험생들의 지원서를 살피면서 가장 비중을 두고 살펴보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부모들이 SAT 점수와 GPA를 중시하는데, NACAC가 대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준비 과목(college prep course)이 84.3%로 가장 많았다. <표 참조>
그 다음이 지원자가 택한 과목들의 수준으로 67.7%였고, 뒤를 이어 SAT 또는 ACT 점수가 59.2%, 학교 성적이 51.9%를 차지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과외활동으로 카운슬러 추천서(19.2%)보다 낮은 5.0%를 보였는데, 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보면 결국 아카데믹 면에서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밖에 학급 석차는 갈수록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학교별 수준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를 종합하면 AP 등 높은 수준의 과목들을 많이 수강하고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며, SAT(또는 ACT) 시험점수와 GPA가 높아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지만, 표의 내용만을 보고 과외활동이나 인터뷰 비중을 평가절하 하는 것도 위험한 판단”이라며 “명문 대학들은 지원자의 스펙들이 비슷한 수준들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공립대에 비해 훨씬 다양한 요소들을 대비하는 만큼, 결국 모든 요소들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원자 수
수험생 개인당 각 대학에 제출하는 지원서 수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고교 졸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원인이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경쟁이란 환경적 요소로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개인 당 제출하는 지원서 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1 가을학기 입시를 기준으로 볼 때 3개 이상 대학에 입학지원서를 제출한 수험생 비율은 79%를 기록해 전년도의 67%보다 8%포인트 증가했다. 또 7개 이상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도 전년도 25%에서 29%로 4%포인트 늘었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률이 크게 변화되지 않고 있는데다, 지원서 제출방식이 거의 대부분 온라인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지원서 완성본 하나만 준비되면 크게 어려울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지원자 수 증가에 따른 합격률 하락을 불러오는 악순환만 반복시키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기자 제도
당락을 결정짓지 않고 추후 합격여부를 통부하는 대기자 시스템(wait list)을 활용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이는 대학마다 신입생 수를 조절하는데, 탄력을 주기 위한 것으로 최근 수년간 지원자들이 제출하는 지원서 수가 증가하면서 합격자들이 입학할 대학을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원을 맞추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기자 제도를 이용하는 대학은 2011년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에서 전체의 44.7%였는데, 이는 2002년 32%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2011년 가을학기 입시에서 평균 9%의 지원자가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 또 이들 가운데 전체 평균 31%가 추가 합격했지만, 명문대는 17%로 훨씬 낮아 주요 사립대 입학사정에서 대기자 중 추가 합격 가능성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기자 제도는 중상위권 대학에서 어쩌면 더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개인당 지원서 제출 수가 증가하면서,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는 허수가 그만큼 커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탑 클래스 대학 합격자들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 대학에 입학을 결정해 버리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그리고 계획된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도 일정한 자격을 갖춘 후보자들을 대기자 명단에 가급적 많이 올려놓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입학사정관 업무 매년 증가
지원서를 살피고 당락을 결정하는 입학사정관들이 담당하는 지원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공립이 사립에 비해 3배에 이르고 있다.
공사립을 합한 전체 평균은 입학사정관 한 명 당 662명이지만, 공립만을 놓고 볼 때 1,204명이고 사립은 418명이었다. 이는 사립대가 공립대에 비해 훨씬 세밀한 입학사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공립학교 카운슬러 절대 부족
학생들의 학업 진행과 대학진학을 돕는 카운슬러 역할이 중요한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지만, 이제 거의 모든 주의 공립학교에서 물리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카운슬러 한 명 당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가 무려 1,016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471명과 비교하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캘리포니아주의 뒤를 이어 애리조나주가 861명, 미네소타주 782명 순이었다.
이는 부모들이 학교와의 관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갖춰야 자녀가 그만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학교에 모든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지게 되는 만큼 사설학원이나 기관 등의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