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축 분할·원색‘공간의 재구성’ 독특한 이미지화

2012-12-12 (수) 12:00:00
크게 작게

▶ 민연희 설치작품, 라크마 기획전‘로스트 라인’전시… 기념비적 현대미술과 나란히

건축 분할·원색‘공간의 재구성’ 독특한 이미지화

라크마 기획전‘로스트 라인’ 전시장에 설치된 민연희의 작품‘연속체: 구조’(위)와 설치물 주변의 공간에 관람객들이 서있는 광경(아래).

설치작가 민연희씨의 작품이 LA카운티 미술관(LACMA)의 새 기획전 ‘로스트 라인: 컨템포러리 아트 소장전’(Lost Line: Contemporary Art from the Collection)에서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전시되고 있다.

공간을 건축적으로 분할하는 대형 설치물 ‘연속체: 구조’(Continuum: Structure #003)가 그것으로, 브로드관(BCAM) 2층의 전시실 하나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계와 공간 지각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카파미술상 수상자(1996)이며 수년 전 LA타임스에 의해 LA의 대표적인 젊은 화가 45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민연희는 익숙한 공간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자극하는 작업들로 주목을 끌어왔다.


그는 선과 표면, 색채와 형광등을 사용한 설치물로 텅 빈 공간을 분할하는데 이번 라크마에 전시된 2008년 작품도 거대한 알루미늄 틀로 구조를 세우고 직선으로 가른 창들은 반투명의 빨강, 회색, 흰색의 유리로 채움으로써 이쪽과 저쪽, 외벽과 내벽,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 사이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시장을 돌다가 갑자기 만나는 그의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은 익숙했던 공간을 새롭게 분할하거나 구부러뜨리게 되고, 느닷없는 원색의 유리 창문을 통해 무관심했던 공간을 다른 색으로 바라보게 된다.

민연희는 패사디나 아트센터 디자인 칼리지와 뒤셀도르프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하버드 대학원에서 디자인으로 미술석사(2008년)를 받았다. LA에서 활동하는 그는 LA와 뉴욕, 캐나다 등지의 주요 뮤지엄과 갤러리에서 2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을 정도로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다.

한편 ‘로스트 라인: 컨템포러리 아트 소장전’은 11월25일부터 내년 2월24일까지 계속되는 대형 기획전으로 지도, 지형, 기념비적 건축물에 관한 현대미술품 75점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인종, 세대, 스타일, 장르의 작가 39명(건축가, 과학자도 포함)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진, 드로잉이 전시돼 있으며 개념예술과 대지미술까지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이 작품들은 라크마가 최근 구입했거나 작가 혹은 컬렉터들에게서 기증 받은 소장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민연희 작품 역시 작가가 라크마에 증여한 것이다.


<정숙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