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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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야기/ 급변하는 세상 속에 있는 우리

2012-12-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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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현/M&T Bank Sr. Loan Officer


한 해가 시작되어 정신 없이 2012년을 준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이다. 누군가 세월은 먹은 나이만큼이나 빠르게 지나간다고 한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이 빠른 세월만큼이나 빨리 변하는 게 요즘 내가 서 있는 세상인 것 같다. 필자는 성격상 한번 결정한 것은 꽤나 바꾸지 않는데 세상은 이런 성격을 가만 놔두질 않는다.

한 예로 우리를 소통하게 하는 셀폰을 들어보자. 셀폰은 이제 전화만 하는 수단이 아니다. 전화 기능은 물론이고 스포츠, 날씨, 경제, 문화, 음악 등 세상 모든 정보가 한 손에서 해결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이름도 스마트폰이다. 내 손에 쥐어진 3G는 몇 달새 새로운 기술의 4G로 바뀌고 있고 아마 이것이 익숙할 때 즈음엔 또 새로운 기술이 나와서 새로 구입을 해야 되나 고민 할 것 같다.


이처럼 신형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원하던 원치 않던 우리가 급변하는 세상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이처럼 독자들이나 필자나 주급을 받고 있던지, 작은 가게를 운영하던지, 렌트로 살고 있던지, 모기지를 내고 있던지, 이 모든 것에 전혀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매일 급변하는 일상 속을 살아가고 있다. 모기지 시장도 변화의 큰 흐름이 있다. 이번 시간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모기지 시장의 큰 줄기와 그 방향을 이야기해보자.

1.패니매와 프레디맥
신문에서 모기지 칼럼을 접하는 독자라면 패니매(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에 대해서 들어 보았을 것이다. 모기지 융자를 말하며 이 두 곳을 언급하지 않으면 마치 스마트폰을 말하며 삼성과 애플을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즉 어떤 전화 회사를 이용하던 스마트폰 자체는 애플이나 삼성이 대부분이다. 마찬가지로 고객이 시중 어떤 은행을 이용하든 실제 융자의 70%를 상회하는 프로그램은 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보증하는 모기지 상품인 것이다. 이 말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융자 프로그램이 거의 전체를 지배해서 그 영향으로 융자 상품과 가이드 라인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은행은 각기 다르지만 가이드라인은 거의 비슷한 조건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2.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순기능
첫째로 앞서 말한 것처럼 일반 시중 은행들에게 주택 모기지를 패니매와 프레디맥에서 보증을 해주고 모기지 채권을 인수해 줌으로써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안전하게 융자를 해줄 수 있다. 즉 패니매와 프레디맥에서 보증이 승인 난 융자는 시중 은행에서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행들은 어느 정도 금액의 모기지 융자가 되면 그것을 묶어서 2차 금융시장에 매각을 하고 2차 금융 시장의 투자자들도 보증된 모기지를 안전한 자산으로 투자가치를 얻는 것이다.

둘째로 이 두 기관이 중심으로 모기지 이자를 낮추어 전체 주택시장의 회복세를 유도하기가 유리하다. 최근 30년 고정 모기지가 거의 정부의 주도로 3% 초반대 이자가 유지가 된다. 이렇다 보니 한해에 두번씩 재융자를 해서 이자를 낮추는 고객들도 발생하고 있다. 셋째 위기에 처한 주택시장을 안정화 시키는데 견인을 하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서 현 주택소유주들 중에 모기지 금액이 감정가 보다 더 많이 남은 언더워더 홈 재융자를 위해 HARP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내놓았다.

특히 올해에 HARP2.0 프로그램은 융자가 감정가의 80% 이상 남아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수입 증빙에 상관없이 현재 일을 하는 것만 확인이 되면 요즘 이자로 재융자가 가능하다. 이와 같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주택 시장 전체를 주도하여 안정화 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3.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역기능
오바마 행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게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인데 그것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서브 프라임 사태가 발생한 2008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로 정부에서 이들에게 쏟아 부은 공적 자금이 수천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고 또 이 지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보고 있다. 즉 납세자들이 낸 세금으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손실을 메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근간으로 하는 시장 경제하에서 일반 가계의 가장 큰 부분인 주택 모기지를 정부에서 전체 90%까지 맡고 있고 이것의 문제를 납세로 메운다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앞서 말한 것처럼 일반 시중은행에서 대부분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프로그램으로 융자를 해 주다 보니 융자의 다양성도 점점 줄어들어 버렸다. 필자가 모기지 칼럼을 통해 수없이 언급한 내용인데 만약에 일반 시중 은행에서 스스로의 프로그램들을 개발된다면 50% 다운을 하는 외국인이나 30% 이상 다운 가능한 수입이 부족한 고객들에게도 시장 금리에 약간의 프리이엄을 붙여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을 개발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근간 시중은행들은 은행 자체 프로그램보다 정부 보증 프로그램에만 의존하다 보니 프로그램의 다양성 부분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4.앞으로의 융자 전망
앞으로 또 다시 4년 동안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할 것 같은데 모기지 시장은 오바마의 두번째 행정부에서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가 모기지 시장의 큰 관건이다. 아마 필자의 생각으로는 정부에서 급격하게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보증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어 놓긴 힘들 것이다. 민간 시장이 아직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유동성을 바꾸어 줄 만한 준비가 안되어 있을 뿐더러 그만큼 소화해낼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점진적으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시장에서 빠져 나오도록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일선 모기지 은행들에 있다. 이제는 금융 사태가 조금은 진정이 되어 가고 있으니 큰 은행들부터 패니매나 프레디맥 보증 프로그램외 자체 프로그램을 내 놓아야 될 건데 아직 서로 눈치만 보는 것 같다. 사실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부담이 되는 것이 지금 이자가 너무 낮아져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은행도 모기지 융자를 해서 이득을 좀 봐야 되는데 모기지 이자가 4%도 안되니 이것으로 장기 투자를 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니 은행들도 그기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2년 초반보다는 후반기에 와서 주택경기가 상당히 호전되는 것 같다. 2008년부터 나락으로 치닫던 경제가 이제 약간 그 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증시나 실업률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이것이 내년 상반기까지만 받쳐 준다면 내년부터는 서브 프라임 이전 주택 상승세를 탈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모두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지혜롭게 대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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