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다. 한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던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향후 경제회복을 견인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주택수요가 살아나는 한편 주택가격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탔다. 주택착공 실적은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경기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주택신축 허가건수는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다. 건설업계가 느끼는 체감지수 역시 6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 주택 경기전망이 밝음을 나타냈다.
11월 시장지수 46 기록‘6년만의 최고치’
신규주택 판매 전년 대비 무려 27% 늘어
일부선“집값 3년내 15% 오른다”전망도
◇ 주택건설업계 신뢰 회복
주택건설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파고 은행이 집계하는 주택시장 지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건설업계의 체감지수를 측정하는 주택시장지수는 11월 전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46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국 주택건설업체 약 41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된다. 지수가 50일 경우 주택시장에 대한 건설업계의 전망이 긍정적임을 의미한다. 지수는 2008년 1월 사상 최저치인 8을 기록한 후 최근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주택 건설업계의 신뢰가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이 바닥을 지나 회복세 접어들었다는 자신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판매 주택 물량 감소로 주택구입 수요가 신규 주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9월 중 신규 주택판매는 약 38만 9,000(연율 환산)채로 전달보다 약 6% 증가했으며 1년 만에 무려 약 27%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주택판매도 꾸준한 증가세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T)의 19일 발표에 따르면 10월 중 재판매 주택은 전달보다 약 2.1% 증가한 약 479만 채(연율 환산)가 팔렸다. 1년 전보다 약 11% 증가한 판매량이며 전문가들이 주택시장이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판매량인 550만 채에도 근접한 수치다. 배리 루텐버그 NAHB 회장은“ 주택 재고가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 회복세가 나타나자 낮은 주택 가격과 낮은 모기지 이자율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잠재 구매자들이 구입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고 말했다.
◇ 주택착공 4년만에 최고 수준
밝은 주택 경기전망에 주택착공도 크게 늘었다. 연방 상무부는 20일 10월 주택착공 실적이 전달대비 약 3.6% 증가한 약 89만4,000채(연율환산)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0월 주택착공 실적은 여러 기관의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발표다.
블룸버그 통신이 경제전문가 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주택착공 중간치는 약 84만채로 조사된 바 있다.
10월 전체 주택착공 건수 중 약 59만4,000채는 단독주택이었으며 나머지 30만채는 아파트 등 다세대 주택 신축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신축의 경우 전달(59만5,000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다세대 주택의 경우 전달보다 약 12%나 하락했다.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단독 주택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고 있으며 그동안 활황세를 보였던 아파트 신축은 다소 주춤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같은 달 주택건설 경기선행지표인 주택 신축 허가건수는 전달보다 하락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10월 발급된 주택신축 허가건수는 9월보다 약 2.7% 하락한 86만6,000건으로 조사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10월 신축 허가건수가 86만4,000건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주택착공이 늘게 되면 일자리 창출 등 경제회복에는 긍정적으로 부진한 미국 경제를 견인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집값 3년 내에1 5% 오른다, NAR 전망 주택가격이 현재보다 15%나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열린 연례 컨퍼런스에서 주택가격이 향후 3년간 15%의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주택시장이 이제 막 바닥을 탈출한 뒤 조심스럽게 회복세에 진입한 상황이라서 윤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컨퍼런스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 전망과 함께 현재 주택시장이 겪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도 지적했다. 매물 부족과 수요 급증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능력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낮은 금리와 낮은 주택 가격이 최상 주택구입 여건을 제공하고 있지만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주택구입 여건이 다시 불리해지고 주택구입 수요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유리한 주택구입 여건이 유지되려면 신규 주택공급 물량을 늘려야 하며 2014년까지 연간 약 130만채의 신규 주택이 공급돼야 한다는 것이 윤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다. 또 최근 고용실적이 개선됐지만 양적인 개선보다도 질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실질적인 주택수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고용 실적 개선 부분은 대부분 저임금 위주의 일자리로 향후 8년간 매달 약 25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돼야 주택시장이 정상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NAR 컨퍼런스에서 웰스파코 은행의 마크 비트너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낮은 수준의 모기지 금리가 적어도 2014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비트너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약 3.4%대에 머물고 있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내년 1분기에는 3.3%대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준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