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자녀의 여름 방학을 준비하는 학부모를 위해
2012-06-11 (월)
박경신(교육상담가·전 뉴욕시 공립학교 가이던스 카운슬러)
곧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방학이 가까워지면 학부모들은 늘 걱정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여름방학에 자녀들이 불규칙한 생활로 나태해질까 두려워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방학 동안 컴퓨터나 텔레비전 앞에서 장시간을 보내고 개학을 맞는 어린이들의 이상하게 달라진 모습을 만나게 될 때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민생활 속에서 생업에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밤새 영업하는 PC방이나 당구장, 노래방들이 어린 학생들과 청소년들의 부모 역할을 해줄 때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청소년은 청소년다운 시절을 보내야 하는데도 너무 일찍 어른들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다보니 성(Sex)의 홍수, 돈의 중요성을 너무 일찍 알아버리게 되는 것이 요즘의 청소년 세대다.
학업에서 해방되는 기간인 방학 동안 대다수 학생들은 여름에 그냥 집에서 밤늦게까지 컴퓨터나 TV 시청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늦게 일어나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원하겠지만 기나긴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계획을 세우도록 부모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자녀들의 탈선도 예방하고 가을학기 준비도 탄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방학 동안 부모가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컴퓨터 사용시간이 길어진 청소년 자녀들이 음란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컴퓨터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발생한 음란물 접촉은 피할 수 있는 폐단이다.
청소년 자녀의 음란물 노출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판단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고 이는 가능할 어릴 때부터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가 꾸준한 대화를 통해 일깨워줘야 한다.숙제가 없고 비교적 한가한 여름방학은 부모와 자녀가 그간 부족했던 대화를 나누기에 적절한 시기다. 특히 컴퓨터 음란물이 왜 미성년자에게 좋지 않은지를 인식시켜야 한다.
이외에도 방학 동안에는 규치적인 일상을 보내도록 가사일을 분담시키고 가족끼리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권장된다. 또한 오전오후로 시간을 정해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읽을 읽는 분위기를 가정에서 조성하도록 하고 지역도서관의 하계 독서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좋다. 또한 1년 내내 저축해둔 돈으로 서머캠프를 보내 독립심과 책임감을 기르도록 하고 가을학기를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도 좋다.
여름방학 계획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이 중요하다. 좋은 책가방과 유명 브랜드의 옷을 입고 값진 운동화를 신고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과 의무가 아님을 잊지 말고 교육적으로 자녀를 방치하는 것도 부모의 소임을 다하지 않은 ‘죄’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여름방학이 가까워올수록 부모들의 걱정도 크겠지만 참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녀들을 위해 미리미리 계획을 세우길 부모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방학동안 자녀들과 저녁식사도 자주하며 충분한 대화를 나누면서 보다 긴 안목으로 자녀를 양육할 때에만 자녀들의 장래가 있고 미래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