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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국가, 식을 줄 모르는 ‘부동산 열기’

2012-05-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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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상승 빠른 10대 국가 중 4곳 차지

▶ 중국 베이징 등 5년 새 111% 치솟아 홍콩·싱가포르·대만도 30~94% 올라

‘거품 붕괴론’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중국 및 홍콩의 부동산 시장은 최근 5년간 세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대만 등 중화권 국가의 부동산 시장 역시 타 국가들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 ‘나이트 프랭크’사가 조사한 최근 5년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은 국가를 소개한다.

1. 중국(상하이, 북경 지역), 110.9%↑
2006년 4분기~2011년 4분기 동안 중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무려 110.9%로 기타 국가의 상승률을 월등히 앞질렀다. 2011년 4분기 상하이와 북경 주요지역의 주택 가격은 각각 평방피트당 약 1,800달러와 1,600달러까지 치솟는 등 주택시장의 과열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주택 투기 과열현상이 우려되자 중국 정부는 최근 2년간 주택 가격 상승을 잡기 위한 정책에 몰두하고 있다. 복수 주택 구매를 제한하고 이자율과 은행의 지급 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주택시장 거품 제거에 적극 노력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주택 가격은 소폭의 하락세로 접어들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판단, 주택 시장 규제안을 조만간 풀지 않을 계획이다.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구입 규제로 2012년까지 중국 주택 가격은 약 10~20%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구입 규제안으로 일부 투자 자금은 미국 등 해외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 홍콩, 93.7%↑
전 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인 홍콩의 부동산 시장도 지난 5년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홍콩의 주택 가격은 5년간 약 93.7%나 상승, 최근 평방피트 당 무려 4,400달러로 치솟으며 세계에서 4번째로 주택 가격이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홍콩 주택 가격 상승은 주로 중국 본토에서 유입된 대규모 투자자금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지역 업계에 따르면 홍콩 고급 주택 거래 10건 중 약 3건은 중국 본토인에 의한 구매일 정도로 중국 본토인의 구입 비율이 높다.
외지인들의 무분별한 홍콩 부동산 구입에 따른 홍콩인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홍콩 자치구 통화국은 결국 외국인들의 부동산 구입 규제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발표된 규제책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의 주 소득 출처가 홍콩이 아닐 경우 주택 구입 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10% 추가된다.

3. 이스라엘, 54.5%↑
이스라엘은 2009년 이후 3년 연속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은 국가 3위로 기록됐다. 이스라엘의 최근 5년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약 54.5%로 2009년(21%)과 2010년(16%)에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이스라엘 역시 주택 가격 폭등이 촉발한 시위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해 여름 주택 가격 규제를 위해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 발생 후 지난해 주택 가격은 약 1.2% 하락했지만 최근 이자율 인하로 다시 주택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이자율이 3.25%에서 2.5%로 인하된 뒤 3월 중 신규 모기지 발급이 약 1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 싱가포르, 50.5%↑
해외 투자자들의 부동산 구입 비율이 높은 싱가포르 역시 높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싱가포르의 주택 가격은 5년간 약 50% 상승,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 주요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평방피트 당 약 2,600달러대를 이루고 있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매된 신규 주택 가운데 약 18%가 외국인에 팔렸을 정도로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 활동이 활발하다. 외국인 구입자 중 약 31%는 중국 본토인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 역시 외국인의 주택 구입 규제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지난 1월 3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5. 콜롬비아, 39.4%↑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콜롬비아의 주택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콜롬비아는 최근 빠른 경제 성장으로 주택 수요가 급증하며 주택 가격이 치솟고 있다. 콜롬비아의 국내총생산은 지난 한해에만 약 6% 성장, 중산층의 주택 구입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의 끈질긴 ‘불법 무장단체’와의 전쟁이 최근 결실을 보이면서 외국인에 의한 투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콜롬비아에 직접 투자한 외국인 자금은 약 420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약 19% 증가했다. 콜롬비아의 지난해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 대만, 30.1%↑
대만의 주택 가격 상승세는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해졌지만 5년간 상승률은 세계에서 6번째로 높았다.
최근 5년간 대만의 주택 가격은 약 30%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안 시행으로 지난해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약 4.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국가: 7. 캐나다(28.7%↑), 노르웨이(28.7%↑), 9. 말레이시아(28.5%↑), 10. 스위스(27.5%↑)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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