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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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야기/‘콘도의 굴욕’

2012-04-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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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현

콘도라고 말하면 아직도 필자는 강원도에 있는 대명 콘도가 생각난다. 미국에 와서야 콘도가 한국식으로 아파트를 말하는 것을 알았다. 처음 주택을 구입하거나 투자용으로 구입하는 분들은 콘도에 눈을 돌리기 쉽다. 비교적 일반주택 보다 저렴해서 첫 주택구입으로 부담이 없을 뿐더러 여유자금이 있으면 투자용으로 구입할만한 주택이 바로 콘도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콘도나 코압의 융자가 엄청나게 까다로워지고 있다. 콘도나 코압의 융자가 까다로워진데는 그 이유가 있다. 콘도나 코압을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현재 은행에서 어떤 잣대로 융자를 해주는지 알고 구입할 필요가 있다. 그럼 이번 시간은 현행 콘도의 융자의 어려움에 대해서 알아보자.


콘도융자가 까다로워진 이유 중 그 첫째는 콘도가 주택 경기를 유독 심하게 탄다는 것이다. 콘도는 특성상 똑같은 형태의 주거 공간이니 한 동의 콘도에서 어느 한 두 유닛이 차압되거나 숏세일이 되어 처리가 되면 그 낮은 가격대가 전체 유닛에 곧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쉽게 50만달러에 100세대가 동일하게 구입이 되었는데 지금처럼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두세 가구가 모기지 페이먼트가 어려워 차압되거나 30만달러대의 싼값에 처분되었다고
하면 그 기록은 고스란히 이웃 유닛의 감정가를 30만달러대로 낮춰 버린다.

그 만큼 은행에서는 이런 위험 부담을 안고 융자를 해줘야 되니 융자가 까다로워진다. 그래서 일반 시중 모기지 은행에 융자보증을 해주는 페니매와 프레디맥에서는 전체 콘도의 공실률과 세입자 중 오너가 주거하는 비율을 따지고 세입자 중에서 관리비 연체 비율까지 점검을 해서 혹시라도 융자를 해주는 콘도가 위험이 있는가를 따져서 융자를 해주게 된다.

둘째로 은행에서 모기지 연체로 차압이나 숏세일시 콘도나 코압에 발생되는 부과적인 문제이다. 즉 콘도를 구입하게 되면 입주자 협회격인 ‘HOA’(Home Owner Association)에 가입을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HOA에서 관리사무실을 따로 두고 각 유닛별 소유주로부터 매달 관리비를 받아서 콘도 전체 보험이나 콘도 공동 소유 공간의 보수 공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융자시 문제점은 HOA관리비에서 발생한다. 즉 은행에 융자를 받은 소유주가 모기지 연체를 하면서 관리비까지 안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때 은행에서 차압을 행사하는데 HOA에게 은행에게 밀린 관리비를 요구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페니매와 프레디맥에서 모든 콘도의 관리비 연체는 모기지를 갖고 있는 은행에서 6개월까지만 책임진다는 조건을 내놓았고 또한 HOA에서 관리하는 연간 재정보고 까지 검토하고 HOA에게 재정이 부족할 경우 융자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일선에서 융자를 하면서 느끼는 이런 조항들은 결단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콘도를 구입하게 되면 모든 소유주는 그 콘도와 관련된 콘도 책자를 받게 되는데 그것에는 약관격인 Condo By-Laws라는 것이 있다 By-Laws는 콘도와 관련해 소유자와의 HOA와의 관계는 물론 융자 관련까지 깨알같이 수십 페이지로 설명이 되어있다. 또한 이에 대응해 페니매와 프레디맥에서도 콘도 융자를 보증하기 위해 요구하는 융자 가이드라인 또한 수십페이지에 달한다.
그래서 최근 융자은행에서는 콘도만 검증하는 팀이 새로 생겼다. 콘도 융자시 고객의 수입과 은행 증빙과 관계없이 오직 콘도만 검증하기 위해서 필요한 서류들을 보면, Condo By-Laws, Condo Declaration, Condo Questionnaires, Condo Budgets, Condo Master Insurance, HO6
Insurance 이런 것들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융자가 보류된다.

만약에 조항에서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HOA가 소집되어 By-Laws에 준하는 회원들이 모여 필요한 법률서류를 재조정(Amendment)를 해야 되는데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른 한 방법은 은행이 페니매나 프레디맥의 보증을 포기하고 은행 자체적으로 영구적 보관하는 융자(Portfolio)로 돌려야 되는데 은행에서 이런 팔수 없는 콘도 모기지에 대해선 포트폴리오로 승인해주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또 하나 콘도 융자를 어렵게 하는 것은 HOA관리 사무소의 행패이다. 콘도를 소유한 대부분 세입자들은 HOA에 별 관심이 없다. 그냥 관리비만 잘 내면 관리 사무소에서 잘 알아서 하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만 한다. 그렇다 보니 재용자를 하거나 구입시 콘도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위해 콘도 관리사무소로 연락을 하면 정말 안하무인이다.

콘도 질의서(Questionnaire) 한장 체크해주는데 무려 200달러씩 받는 곳도 있다. 또한 질의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체크를 해버린다. 질의서 질문 하나에 따라 콘도를 팔수 있고 없고가 결정이 되는데 아주 애가
탄다.이렇게 복잡한 서류들을 모두 검토하고 콘도융자 승인이 나니 콘도 융자가 얼마나 어려운가?

코압은 이 모든 것을 하고 여기에 하나 더 더한다. 코압 보드에서 직접 세입자를 인터뷰를 하고 구입 허가를 내준다. 콘도나 코압 융자는 정말로 산넘고 물건너 험난한 산고를 거쳐서 클로징에 이른다. 과연 이런 것을 알고 코압을 쇼핑하는 고객들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간혹 부동산 하시는 분들로부터 은행에서 콘도융자를 괜히 생떼를 부려 어렵게 한다는 말을 듣는다. 몇달전 어느 은행에서 융자를 했는데 왜 이번에 안되냐는 식이다. 몰라서 하는 말씀이다.

콘도나 코압이 이렇게 어렵다 보니 자연 융자 승인이 어려워지고 팔아야 될 소유지는 그 시기를 놓치고 모기지 연체가 되고 차압으로 이어지고 은행들은 또 왜 차압이 되었는지 조사해서 또 다른 융자 조항을 발표한다. 이런 악순환의 연속이다.하루속히 주택경기가 회복되어 모두가 편안히 융자받을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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