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곽동현 부동산 칼럼] Pre-Approval 융자 사전 승인

2025-02-14 (금) 07:51:51 곽동현/부동산칼럼니스트 NMLS ID 525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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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은 보험 산업의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향후 수십 년 내에 미국 일부 지역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회에 제출한 반기 보고에서 “10년 또는 15년 후를 내다보면, 주택 담보 대출이 불가능한 지역들이 생길 것입니다”라며, 은행과 보험 회사들이 위험이 너무 크다고 판단되는 해안 지역과 산불 위험 지역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 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을 받을 수 없어 융자가 어려워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서부 지역의 산불 문제는 높은 모기지 이자와 함께 올해 주택 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부터 지속된 7%에 육박하는 주택 모기지 이자는 시장의 매물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며 주택 시장을 급격히 냉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 들어 주택 구입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산불과 높은 금리, 그리고 매물 부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있다.
이번 시간에는 이러한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다.

1. 사전승인 ( Pre-Approval)
인터넷으로 집을 검색하다 보면,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이 눈에 띌 때가 있다. 그러면 직접 가서 한 번 구경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용기를 내어 에이전트에게 전화를 걸어 집을 볼 수 있는지 문의하면, 에이전트는 집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을 해주다가 결국 본론을 묻는다. 바로, 그 집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에이전트들도 걸려오는 모든 문의 전화에 일일이 응대하며 집을 보여줄 수는 없다.

몸이 서너 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그래서 고객이 실제로 집을 구입할 의사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둘러보려는 것인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이때 에이전트가 고객에게 요청하는 것이 바로 사전 승인(Pre-Approval) 이다.

예를 들어, 60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하려 한다면,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는 이상 융자가 필요하다. 이때 에이전트는 은행에서 해당 금액에 대한 사전 승인(Pre-Approval Letter)을 받은 편지를 요청한다. 이는 고객이 실제로 해당 가격대의 주택을 구매할 재정적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2. 사전승인에 필요한 서류
본격적으로 주택 구입을 희망한다면, 자신이 얼마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고 얼마를 다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이를 위해 은행은 주택 구입을 원하는 고객이 보다 원활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사전 승인을 제공한다.


사전 승인을 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로는 2년 치 세금 보고서가 있으며, 급여를 받고 있는 고객이라면 W-2 2년 치와 현재 급여 명세서가 필요하다. 반면, 자영업자는 지난 2년 동안의 개인 및 사업 세금 보고 기록을 제출해야 한다. 이 외에도 은행 잔고 증명서와 신분증이 필요하다.

이 서류들을 제출하면, 은행은 고객의 크레딧을 조회한 후 원하는 지역에서 얼마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는지 평가하고 이를 편지 형태로 제공한다. 이 사전 승인서는 주택 구입 시 오퍼를 넣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하며, 셀러와 에이전트에게 신뢰를 주는 요소가 된다.

3. 사전승인에 나오는 정보
사전 승인서에는 고객의 인적 사항이 포함되며, 여기에는 이름과 현재 거주 중인 집 주소가 기재된다. 또한, 구입을 희망하는 지역의 도시명과 우편번호(Zip Code)가 나와 있지만, 특정 오퍼를 넣는 집의 구체적인 주소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전 승인서에는 구입 희망 금액, 다운페이먼트 비율, 융자 금액, 그리고 예상 이자율이 기재되며, 은행이 해당 금액만큼 융자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간략하게 명시된다.

예를 들어, 고객이 70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하려고 할 때, 20만 달러를 다운페이먼트로 내고 50만 달러에 대한 융자로 사전 승인을 받았다면, 70만 달러 이하의 주택에 오퍼를 넣을 때는 해당 사전 승인이 그대로 유효하다. 하지만 70만 달러 이상의 주택에 오퍼를 넣을 경우, 사전 승인을 재발급받아야 한다.

일부 고객들은 오퍼를 넣을 때마다 해당 금액에 맞춘 사전 승인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는 필수적인 절차가 아니다. 오히려 오퍼 금액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으로 사전 승인을 받아 두면, 셀러나 셀러 측 에이전트가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이는 바이어가 충분한 융자 한도를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에,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4. 사전승인의 유효기간과 이자
사전 승인의 유효 기간은 정확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은행에서 필요할 때마다 검토하고 다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전 승인은 은행이 융자를 확실히 보장하는 Loan Commitment(대출 확약서)와는 다르다.

사전 승인은 론 오피서(Loan Officer)가 고객의 1차 서류를 받아 간단히 검토한 후 발급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융자를 신청하면 은행의 융자 심사관(Underwriter)이 더욱 철저하게 심사한 후 Loan Commitment를 발행한다. Loan Commitment는 법적 효력을 가지며, 주택 계약서에도 계약 후 일정 기간 내에 Loan Commitment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사전 승인은 이보다 훨씬 간단한 절차이며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사전 승인서에 기재된 이자율이 높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전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이자율로 대출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전 승인서의 목적은 단순히 고객이 주택을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모기지 이자율은 시장 상황에 따라 매일 변동된다. 최근에는 하루에 두 번 이상 변동하는 경우도 많다.

5. 수 없이 발행된 사전승인
최근 모기지 이자가 급등하면서, 사전 승인을 받고도 실제로 집을 구입하는 고객이 극히 드물어졌다. 사전 승인을 받을 당시에는 곧 주택을 구입할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시장에 나가보면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인터넷에서 깔끔하게 잘 꾸며진 집을 발견하고, 이 방은 누가 쓰고 저 공간은 어떻게 꾸미면 좋을지 상상에 빠지지만, 정작 현장에 가보면 상황은 예상과 다르다. 집을 보러 갔더니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그래도 꼭 사고 싶어 큰 결심을 하고 오퍼를 넣어 보지만 연락이 없다.

며칠 후, 리스팅 가격보다 5만 달러 더 높은 가격을 써낸 바이어에게 집이 팔렸다는 소식만 듣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한두 번 겪고 나면, 고객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마음을 접고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주택 구입을 포기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이제 시장을 제대로 경험했으니 원하는 집이 나오면 과감하게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오퍼를 넣겠다고 결심하는 경우다. 누가 맞고 틀린 것은 없다. 다만, 현재 주택 시장의 흐름이 이렇다는 것이다.

그래도 시장에 내 상황과 꼭 맞는 집은 있다. 사전승인을 잘 준비해 렌트에서 벗어나 보자.

▷문의: 917-696-3727

<곽동현/부동산칼럼니스트 NMLS ID 525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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