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 자기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함성을 듣고 있는 아웅산 수치(미셸 여)
최근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미얀마(버마)의 국민 영웅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군부정권에 의한 15년 간에 걸친 가택연금과 그의 민주주의를 위한 불굴의 의지와 투쟁 그리고 수치 여사와 그의 영국인 남편 마이클 간의 끊을 수 없는 굳건한 사랑과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액션 전문의 프랑스 감독 뤽 브송이 연출했는데 수치 여사로 나오는 미셸 여의 위엄 있는 자태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매우 단순하고 1차원적이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거의 전부를 수치 여사가 갇힌 집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답답한 감을 벗어나지 못하겠는데 모양새는 보기 좋게 만들었지만 지극히 안이한 연출 탓에 평범한 작품으로 끝났다.
영화는 1947년 랑군에서 영국으로부터 버마를 해방시키는데 중요한 역을 한 수치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암살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당시 수치의 나이는 세 살.
이어 1988년. 영국에서 옥스포드 학자인 남편 마이클 아리스(데이빗 튤리스가 깊이와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지닌 연기를 한다)와 두 아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던 수치는 병든 노모를 돌보기 위해 랑군에 도착한다. 여기서 수치는 군부독재자 네윈 장군에 의해 자유를 박탈당한 채 핍박 받고 있는 국민들의 모습과 폭력 그리고 사회 불안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자신의 친구들과 동료들이 수치에게 군부독재에 항거하는 전국 민주연합의 지도지가 되어 달라는 부탁에 따라 수치여사는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고 남는다. 이어 열린 선거에서 수치 여사가 압승을 하면서 군부는 수치 여사를 가택연금 시킨다.
전화도 TV도 그리고 신문도 없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긴 옥살이가 시작된다. 가족의 방문도 극히 제한됐지만 수치 여사는 일단 출국하면 다시는 조국에 돌아올 수가 없고 따라서 자기만을 믿고 있는 국민들을 버리지 못해 당국의 출국 권유도 거절한다.
수치 여사는 피아노와 붓글씨로 무료를 달래면서 집밖에서 자기를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독려한다. 그리고 마이클은 암에 걸려 아내도 못 본채 사망한다.
영화는 정치적인 면보다 수치와 마이클 간의 변함없는 사랑이 더 극적으로 잘 묘사됐다. 머리에 꽃을 꽂은 아름다운 미셸 여의 화면을 가득 채운 단아하면서도 위풍당당한 자태가 보기 좋은데 연기는 깊이와 정열이 결여됐다. 연출과 연기가 모두 단선적이다. R. 모니카4-플렉스, 타운센터5, 플레이하우스7(이상 310-478-3836), 타운센터6(949-854-8818), 알함브라 스테디엄(626-300-8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