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멕시코 고사리 맛보세요”

2012-03-1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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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역할 농축업 전문가들을 환영합니다. 아니 아무 기술이 없어도 할 일은 너무 많습니다.”
내일 멕시코로 떠나는 이중기 선교사(사진)의 얼굴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깐따나 루에 있는 세드랄리토 지역에서 본격 선교한지 올해가 3년째. 아직 갈 길이 멀어도 하나 둘 열매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가면 9월까지 머무를 참이다.
필그림교회에서 선교사 파송 받고 지금은 후랭코니아교회(김인호 목사)를 비롯한 다수의 한인교회들과 개인 후원자들의 지원을 얻어 펼치는 선교 사역은 지역개발, 차세대 교육, 선교 훈련으로 요약된다. 핵심을 다시 정리하면 농축업을 주민들에게 가르쳐 소득을 향상시키고 다음 세대 리더들을 길러내는 일이다.
지역 개발 사역과 관련 농사나 목축은 그리 신기할 게 없는데 특산물 재배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설명이 필요하다.
“가 보니까 마을 주변 10-20km 반경에 고사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거예요. 소들이 많이 먹으면 죽기 때문에 주민들은 불에 태워버리죠. 이것들을 잘 수확해 내다 팔면 괜찮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재배라고 하지만 지금은 베어다 씻어 말리는 게 일이다. 실험적으로 미국에 가져와 맛을 보게 했더니 합격점을 얻었다.
저렴한 운송과 판로를 찾아내는 일만 해결되면 본격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 지역에서는 고사리 외에 꿀, 할라피뇨(멕시코산 고추) 등 특산물로 생산해 수출할 수 있는 품목들이 제법 있는데 주민들은 지금까지 그럴 생각도 못했고 여력도 없었다.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태권도, 인라인 스케이트 등의 스포츠와 컴퓨터, 영어, 음악 등을 가르치는 아카데미 사역이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사랑의교회(권덕이 목사)의 최복성 장로가 두 달간 머물며 태권도를 가르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인라인 스케이트 장비도 20여대를 지원 받아 이번에 가져간다. 아카데미 사역은 다음 세대에 복음을 전하기 위한 소통의 브릿지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수입 증대 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진다.
직집적인 마을 주민 지원 외에 이 선교사의 사역은 ‘미션 빌더(mission builder)’의 역할도 담당한다. 기술 교육 및 제자 훈련을 통해 현지인을 복음의 일군으로 키우는 일과 해외 한인교회에서 방문하는 선교팀에게 현장 학습의 기회를 주자는 목적이다. UN에 가입된 ‘열방을섬기는사람들(Serving the Nations, USA)’과 협력하는 NGO(Serving the Nations, Mexico)’로서 선교 참여 청소년들에게 대통령 봉사상도 수여한다. 이 선교사는 “휴양지 캔쿤에서 다섯 시간 가량 떨어진 곳, 유카탄 반도의 중앙에 위치한 그곳에도 영혼은 살고 있다”며 “영어와 스패니쉬가 가능한 사람은 많은 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703)323-9093
(703)899-3361
chiapaslee@gmail.com
www.m1000.org/chiapas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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