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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닉 플린의 젊은날 회상… 잔잔한 감동과 아픔

2012-03-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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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잉 플린’(Being Flynn) ★★★½(5개 만점)

작가 닉 플린의 젊은날 회상… 잔잔한 감동과 아픔

홈리스 아버지 조나산(로버트 드 니로)이 아들 닉(폴 데이노·왼쪽)에게 일장훈시를 하고 있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요 극작가인 닉 플린이 작가로서 성공하기 전인 20대의 삶과 경험 그리고 홈리스 아버지 조나산과의 관계를 다룬 회고록 ‘어나더 불쉿 나잇 인 석 시티’(Another Bullshit Night in Suck City)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로 조나산 역의 로버트 드 니로의 처절한 연기가 돋보인다.

자신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 못해 방황하면서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한 청년의 성장기이자 자기를 버린 아버지와의 궁극적 화해를 그린 소품으로 규모는 작지만 내용과 감정은 풍부한 작품이다.

특히 닉 역의 폴 데이노의 차분한 연기와 이에 대조되는 드 니로의 치열한 극적인 연기의 대결이 볼만한데 감독(각본 겸) 폴 와이츠는 영혼을 탐구하는 닉의 얘기와 뻔뻔하고 오만방자한 조나산의 얘기를 균형을 맞춰 배분하고 있다. 와이츠는 억지와 무리 없이 이런 인간적인 얘기를 약간 감상적으로 차분히 다뤄 서서히 감동이 가슴을 헤집고 들어온다.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다.


뉴욕에서 두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닉(데이노)은 작가 지망생이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이 갈팡질팡한다. 특히 닉이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이 후에 회상식으로 밝혀진다. 닉은 이런 자기 정체성 확인 문제 외에도 항상 20년 전에 자기를 버린 아버지 조나산(드 니로)의 전철을 밟을 것이 두려워 전전긍긍한다.

조나산은 닉이 어렸을 때 아내 조디(줄리안 모어)와 아들을 버리고 가출, 현재 택시운전사로 일하는데 자기를 현존하는 미 최고의 작가로 생각하는 과대망상증자. 그는 또 술주정뱅이요 인종차별주의자로 완전히 현실과 등을 지고 사는 인간 지스러기 같은 자이지만 콧대는 꽤 높다.
어느 날 느닷없이 닉 앞에 조나산이 나타나 “내가 네 아버지”라고 선언하면서 20년 만에 부자 관계가 다시 시작된다. 소심하고 양순한 닉과 정신이 절반은 나간 조나산과의 관계가 순탄할 리가 없어 애증이 교차하면서 충돌이 잦다.

한편 닉은 홈리스 셸터에서 일하는 애인 드니즈(올리비아 설비)의 권유에 따라 애인이 일하는 셸터에서 일을 한다. 여기서 닉은 온갖 인간군상의 밑바닥 삶과 접촉하면서 인생의 한 면목을 직시하게 된다.

그런데 이 셸터에 조나산이 나타나면서 닉은 심한 갈등을 겪게 된다. 닉은 조나산을 불쌍하게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릴 때 무책임하게 자기와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한 때문에 내적으로 고통하는데 조나산은 셸터에서도 말썽을 일으켜 쫓겨난다.

아버지의 속성을 자기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싸여 있는 닉이 복잡한 아버지와의 관계를 풀고 화해를 하는 과정을 통해 닉은 결국 인간과 작가로서의 자기 정체를 확인하게 된다.
R. Focus.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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