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이광희 ㅣ 선거판의 돈봉투 이제는 사라져야

2012-01-1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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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에 막걸리.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광복된 이후 지난 70년대까지 행해진 우리나라 선거판의 단골메뉴로 등장한 용어이다.

80년대부터는 조금씩 그 격(?)이 높아져 고무신이나 막걸리 대신 현찰이 건네지면서 부정선거의 한 단면이었지만 그나마 순박했던 시절의 멋과 풍류는 사라져 버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경제성장과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최근 본국 정치권에서 돈 봉투 문제가 제기되면서 말이 많다. 그럼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지금까지 돈 봉투 사건을 몰랐단 말인가? 만약 몰랐다면 정치판의 왕따요 알았다면 자신조차 속이는 능구렁이의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또한 돈 봉투 사건이 단지 당내에서 열리는 대선후보나 대표 혹은 각종 선거에 출마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만 발생된 일이라고 한다면 자던 소가 콧방귀를 뀔 소리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어떠했으며 시도지사를 비롯한 지방선거에서는 또 어떠했을까? 정치권 인사들의 머릿속을 스치는 돈 봉투와 부정선거에 따른 비용만해도 적지 않을 터인데 다들 "나는 깨끗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에 새롭게 진입을 시도한 노동계 등 각종 이권단체 인사들도 그리 깨끗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펼쳐지는 선거치고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어디 있을까?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가 들리는 판에 조그만 부정이라도 하지 않은 나깨남(나 혼자 깨끗한 남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자신들 눈에 난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난 티눈만 타박해서는 안 된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곪은 환부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과거의 잘못된 모습을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지금부터 깨끗한 선거, 정직한 선거, 국민을 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다. 앞으로 우리에겐 수많은 선거가 펼쳐질 것이기에, 특히 올해부터는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이 주어지기에 더욱 그렇다. 본국의 돈 봉투가 바다를 건너 이민사회를 혼탁하게 만들거나 외국의 언론들로부터 부정부패 선거를 한다는 비난은 받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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