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틸로프캐년, 빛과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 ■ 커버스토리 - 애리조나 플랙스탭ㆍ페이지
오묘하고 신비한 매력 ‘앤틸로프캐년’
웅장한 글렌캐년 댐 등 명소 수두룩
시내 인근에 위치… 사진 매니아들의 낙원
파월호수ㆍ글렌캐년 댐 기막힌 경치도 일품
애리조나에 위치한 플랙스탭(Flagstaff)과 페이지(Page). 많은 여행자들이 그랜드캐년(Grand Canyon)으로 가는 관문 정도로 생각하는 지역들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관광지인 그랜드캐년의 웅장함에는 비길 수 없지만 오묘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발하는 앤틸로프캐년(Antelope Canyon)이라던가, 광물질이 함유된 나무화석의 기묘한 모습의 화석 숲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 또한 웅장함을 자랑하는 글렌캐년 댐(Glen Canyon Dam)등 다양한 관광 명소들은 플랙스탭과 페이지가 어느 유명 관광지에도 뒤지지 않는 관광 명소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플랙스탭과 페이지는 각각 개별적인 여행지로, 혹은 그랜드캐년이나 브라이스캐년, 자이언캐년, 세도나 등을 함께 방문하는 코스로 계획해도 좋다. 새롭게 시작된 2012년 메이저 할러데이를 위한 여행지로 이곳을 고려해 볼까.
■ 플랙스탭
1776년 7월4일 목재 벌채 인부들이 미국 국기를 걸고 미국의 독립기념을 기념하면서 이 정착지를 플랙스탭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1882년 애틀랜틱-퍼시픽 철도가 들어서면서 성장의 발판이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체계적인 개발과 인접한 글렌캐년 댐(Glen Canyon Dam)에 힘입어 관광업도 발달했다.
겨울철 스키장으로 유명하다. 스노보울(Arizona Snowbowl), 우주비행사들의 훈련지로 이용되고 있는 미티어 분화구(Meteor Crater),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과 페인티드 데저트(Painted Desert), 선셋 분화구 화산 국립기념지(Sunset Crater Volcano National Monument) 등 인근 볼거리도 무궁무진하다.
이곳은 또한 천문학의 중심지로, 미 해군 천문대(United States Navy Observatory)와 로웰 천문대(Lowell Observatory) 등이 자리 잡고 있다.
1.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
페트리파이드(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화석 숲) 국립공원은 애리조나주 동부, 즉 뉴멕시코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40번 고속도로가 이 공원을 관통하기 때문에 찾아가기가 매우 쉽다. ‘페트리파이드’(Petrified)는 ‘돌이 되었다’라는 의미다.
약 2억2,500만년 전 고생시대에 무성한 숲을 이뤘던 나무들이 땅 속에 묻힌 뒤 화석이 되었고, 융기현상으로 고원지대가 된 후 침식을 통해 땅 위에 다시 노출되어 화석의 숲을 이룬 것이라고 한다.
언뜻 설명만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지진과 홍수가 유달리 심했던 이 지역에서 쓰러진 나무 위로 갑자기 퇴적 토양이 쌓이면서 산소가 차단돼 제대로 썩지 못한 나무들 사이로 각종 광물질이 스며들면서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 바위처럼 변한 것이란다.
이것이 약 6,000만년 전 서부지역 땅 덩어리가 융기하면서, 집중적인 풍화를 받기 시작했고, 이때 퇴적 토양에 묻혀 있는 화석화 된 나무들이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공원에 발을 들여놓으면 물에 휩쓸려 쓸려온 듯한 통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데, 자세히 보면 암석이라 깜짝 놀란다.
수억년 전의 나무들이 화석으로 생생하게 살아남아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구의 신비함과 대자연의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다. 화석 나무나 화석 숲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내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밖에 없으며, 또한 세계적으로 이만한 규모를 찾을 수 없다니, 연간 6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찾아올 만하다.
2. 페인티드 데저트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의 북쪽에는 ‘페인티드 데저트’(Painted Desert)가 위치한다. ‘물감을 칠한 사막’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연상되듯 마치 페인트칠을 해 놓은 듯 다양한 색상의 지층이 화려하면서도 기묘한 사막의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여러 가지 광물 성분과 풍화로 인한 지층들은 탄성을 자아내는 색감을 자랑하는데, 마치 그랜드캐년의 계곡 아래쪽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밖에 사진 매니아들이 최고의 사진을 찍기 좋은 블루메사(Blue Mesa)와 공원 내 특이한 지형을 감상하기 좋은 더 티피즈(The Tepees), 북미 원주민인 네이티브 아메리칸들의 거주 흔적이 남아 있는 푸에르코 페블로(Puerco Pueblo) 등도 좋은 역사 공부가 되어 줄 것이다.
■ 페이지
레익 파월과 글렌캐년 댐의 기막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 오랜 세월 물의 흐름으로 형성 된 앤틸로프캐년, 하우스 보우팅(house boating)과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파웰 강(Lake Powell)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곳이다.
1. 앤틸로프캐년
마치 신이 도자기를 빚어 놓은 듯 부드럽고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는 캐년. 그 좁은 협곡 사이를 찬란하게 비추는 한 줄기 광선 빔(Sunlight Beam). 앤틸로프캐년은 한 번 찾아간 사람들은 혼자 구경하기 아쉬워 지인들을 데리고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페이지 시내 인근에 위치한 앤틸로프캐년은 사진 매니아들에게는 낙원과 같은 곳이라고도 하겠다. 원래 나바호(Navajo)족의 거주지역으로, 수백만년 전에는 물이 흐르던 계곡이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물살이 계곡의 표면에 새겨져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빗살무늬를 새겨 놓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마치 물살이 느껴지는 듯 신비로운 생명력을 가졌다.
앤틸로프캐년은 상층계곡(Upper Canyon)과 하층계곡(Lower Canyon)으로 나누어져 있다. 계곡의 물이 모두 빠지면서 지금과 같이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모래 암석으로 만들어진 앤틸로프 협곡은 장엄하지만 아주 좁은 통로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어 신비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 동굴 내 바닥에는 밀가루 같이 고운 모래가 깔려 있다.
캐년 위로는 뚫어진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이 빛이 만들어내는 광선 빔은 말로는 형연할 수 없는 그림과 같은 예술사진을 연출해 준다. 이 빛의 각도에 따라 굴 내부의 색상이 달라지는데, 빛의 각도가 가장 아름다운 정오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곳은 1930년에 잃어버린 소를 찾아 헤매던 어린 인디언 소녀에 의해서 발견되었는데, 예술가들의 ‘성지’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2. 글렌캐년 댐
페이지의 또 다른 명물은 글렌캐년 댐(Glen Canon Dam)이다. 1963년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콜로라도강 상류를 막아 만들었다. 험난한 협곡에 이같이 엄청난 규모의 댐이 세워졌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이 댐이 건설된 뒤 중하류 유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던 홍수가 사라졌다고 한다.
글렌캐년 댐은 협곡을 지표면 높이로 막는 것으로 강도와 중력을 감안하기 우해 완만한 곡선으로 설계돼 아름다우면서도 웅장한 규모와 모양을 자랑한다.
■ 인근 가볼 만한 곳들
1. 로웰 천문대(Lowell Astronomical Observatory)
명왕성을 발견한 천문대로 유명한 곳으로 플래그스탭에서 걸어서 40분 거리에 위치한다.
2. 메티오 분화구(Meteor Crater)
약 3만년 전에 떨어진 운석에 의해 생긴 분화구다. 아폴로 계획으로 달에 갔던 우주 비행사들이 이곳을 달 표면이라 가정하고 훈련을 받는 등 우주 비행사들의 훈련지로 이용되고 있다.
3. 몬테주마 계곡(Montezuma Well)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거주했던 곳으로, 아래에는 맑은 호수가 있다. 약 700년 전에 만들어진 아메리카 인디언의 동굴식 주거지인 몬테주마 캐슬 내셔널 모뉴먼트(Montezuma Castle National Monument)가 자리 잡고 있다.
4.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
나바호족이 관리하고 있는 곳. 광대하게 펼쳐진 사막에서 거대한 바위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광경이 볼만하다. 수천만년에 걸친 풍화작용으로 이뤄진 것으로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나바호 국립기념물(Navajo National Monument), 선셋 크레이터 볼케이노 모뉴먼트(Sunset Crater Volcano National Monument) 등 다양한 볼거리가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5. 포 스테이트 코너스(Four State Corners)
유타와 콜로라도, 뉴멕시코, 애리조나의 네 주가 직각으로 교차되는 지점인 포 스테이트 코너스는 미국 내 유일한 4개주가 만나는 코너로 방문하는 의미가 있다. 한쪽 발은 한 주에, 다른 쪽 발은 타 주에 걸친 채 이색 기념사진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홍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