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지털기기 사용과 ADHD 발병 연관성
뇌 특정부분만 자극 균형 깨져
ADHD 어린이 환자 매년 급증
태블릿 PC·스마트폰으로 심화
■ ADHD란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그 이름 그대로 눈에 띄게 부족한 집중력, 충동성, 과잉행동을 가진 경우를 말한다. 즉 가만히 있지 못하고 쉽게 산만해지며 과잉행동을 하고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등의 증상이 수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주의집중력에 관계하는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행동은 가정에서는 물론 학교생활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어릴 때 장애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이런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단순히 일반적인 집중력 부족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런 증상이 나이가 들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며,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런 증상은 학교 담임교사가 오히려 빨리 발견할 수 있다. 만약 담임교사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치료해 나갈지에 대해 함께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
■ 환자 갈수록 증가
한국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분석한 지난 6년간 ADHD 환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3만3,824명이었던 환자 수가 지난해 6만5,923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5년 새 2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이 통계에서 지난해 환자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10~14세가 3만여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으며 5~9세 환자도 2만1,000여명에 달해 유치원ㆍ초등학생의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서는 미국학생들의 80% 이상이 정기적으로 비디오게임을 하고 있으며, 이 중 23%는 자신이 게임에 중독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8~12세 학생들은 일주일에 평균 13시간, 13세 이상의 학생들은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비디오게임에 매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연구는 비디오게임에 포커스를 둔 것이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태블릿과 함께 스마트 폰이 일반화 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즉 과거에는 기기가 있는 곳에 사람이 자리를 잡아야 했지만, 이제는 시간과 장소가 전혀 상관 없어지게 됐다.
이런 기기의 발달로 인해 자녀들이 어릴 적부터 쉽고 과다하게 노출되면서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ADHD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 디지털기기가 어린이에게 주는 부작용
디지털기기의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 등은 영ㆍ유아 뇌의 특정부분만 자극시켜 뇌의 균형을 깨뜨리고 자율신경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연구에서도 TV 시청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ADHD 발생 위험이 10%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최근 급속히 보급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도 질환 발생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는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비디오게임기, 그리고 TV 등은 일방적이고 강한 시각적, 청각적 자극을 주기 때문에 좌뇌의 기능을 활성화 하지만, 우뇌는 좌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자극을 받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좌우뇌의 기능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ADHD를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면서 “어린 나이부터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좌우뇌가 균형있게 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율신경 조절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교감신경이 쉽게 흥분해 불안과 초조, 집중력과 주의력 감퇴, 충동적 행동의 기복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어린아이가 보챈다고 강한 빛과 색이 바탕이 된 다양한 영상이 나오는 디지털기기를 자주 접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 ADHD 자녀가 디지털에 빠지는 이유
정성적인 아이들도 쉽게 화면 속으로 빠져드는데, ADHD를 가진 아이들은 더욱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장애를 가진 자녀는 평소 행동에서 많은 지적을 받는다. 때론 심한 꾸중을 들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ADHD를 가진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들기 쉽다. 실수를 해도 전혀 문제가 없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 오래 지속될수록 디지털 세상이 현실보다 훨씬 편안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으로 결국은 중독이란 얘기가 된다. 또 이 단계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가뜩이나 부족한 자기 통제력을 훨씬 더 많이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런 이유를 부모가 알게 된다면 역으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자녀가 행동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규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전과 다른 자세로 자녀를 지도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