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고통스럽다. 수입은 반으로 줄고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도 미국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출은 나가야 한다. 먹어야 한다. 전기, 전화 그리고 차와 휘발유 값은 있어야지 그나마 일하러 다닐 수 있다. 지낼 곳도 있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모자라는 돈은 늘어나고 카드빚이 쌓인다. 이자 갚기도 벅차다. 옷을 사거나 여행을 하거나 외식을 멈춘 지 오래이다. 이제 집 대출 납부금을 끊는다.
이민생활의 꿈이기도 한 내 집이 올해도 바닥을 치고 작년 대비 또 8.9% 정도 값이 떨어졌다 한다. 팔아 보았자 남은 융자 대출금도 갚지 못하는 소위 깡통 주택이라니 좌절의 끝이다. Money is honey, honey is money이다. 부족한 돈은 잦은 다툼의 원인이 되고 아내와 남편은 함께 몸도 마음도 망가진다.
결국 남편과는 별거, 없는 살림에 생활비가 두 배로 든다. 서로 헐뜯는 아픈 싸움까지 숨통을 욱조인다. 죽고 싶지만 어디 돈 때문에 죽을 수 있단 말인가? 길고 긴 하소연이다.
에이전트도 마음이 무겁다. 자책하지 마세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아니 전 세계 경제가 그렇다 합니다. 단순한 위로, 에이전트는 어떻게 숏세일 리스팅이나 받는 게 목적이겠지 라고 받아들이지 말기를 바라면서 힘겹게 말을 이어간다.
사실이다. 현재 부동산 매매의 51%가 REO(Real Estate Owned)와 숏세일이다. 나머지 49%가 정상적인 셀러가 파는 매물이다. 그 셀러들도 제 값을 받지 못한다. 은행 차압매물 가격에 근접할 때 겨우 팔 수 있다. 절반 이상이다.
전 국가적인 주택문제이다. 오죽하면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서 개입할까? 손님은 말한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끄떡없이 장사도 잘 하고 잘 살기만 하는 것 같아요. 물론이다. 왕으로 사는 힘센 사자와 병들고 약한 사자가 있듯이 동물의 세계나 인간의 세계나 잘 하는 자와 못한 자, 또한 불경기에도 여전히 성공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잘 사고 잘 하는 사람들과 비교해서 내게 득이 될 것이 없다. 생각을 바꾸어 내 스스로 위안을 얻고 스스로에게 힘을 주어야 한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주택 대출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고 은행과 협상 중이거나 숏세일 혹은 차압당하고 있는 국민이 수천만명에 달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못나서가 아니다. 자책하고 낙담하여 우울하게 주저 앉아 있어서는 내게 최선인 해결책을 찾고 실행하는 일이 더 멀어진다.
오히려 매사 모든 것이 절박할 때 특히 사기당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불경기일수록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가 횡행한다. 다음과 같이 말하거나 광고 전단지 혹은 우편물을 보내는 개인이나 회사를 선택할 때는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첫째, 융자 재조정, 차압 방지 혹은 은행에 대출금 납부를 하지 않고 집에서 1~2년 동안 공짜로 사는 것을 보장해 준다(보장이란 없다. 모든 결과는 해당 대출 은행에 달려 있다.)
둘째, 미리 수수료나 대가를 요구한다(보장 없는 결과에 미리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일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이쪽에서 보장해 주는 셈이 된다. 실제로 이렇게 수백명에게 미리 수십만달러의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일을 하지 않아 형사 입건된 사례가 보고되었다.)
셋째, 어떤 위임장이나 약서에 일단 서명부터 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자.
넷째, 담보 대출 상환액(납부금, 돈)을 나의 대출 은행이 아닌 본인들에게 혹은 다른 곳으로 보내라고 하는 자.
다섯째, 부동산 등기 문서, 즉 내가 주인이라는 등기문서의 이름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거나 다른 사람의 이름을 더할 것을 요구하는 자.
여섯째, 대출금 납부 중단.. 가장 먼저 할 일은 본인의 대출 은행과 상담하는 일이다. 상환 능력에 따라 액수를 줄여주거나 혹은 숏 세일을 추천할 것이다. 오바마 정부가 정책적으로 강력하게 실행하고 있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Making Home Affordable Plan)이다.
그리고 숏세일은 일반 세일과 같다. 단지 은행의 동의를 구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바이어가 필요하다. 라이선스가 있는 에이전트를 즉시 찾아야 한다. 돈을 보내지 못하고 석 달이 지나면 차압 절차가 시작된다. 그러고 나서 에이전트를 찾는 경우 이미 늦을 수 있다.
써니 김 / 리멕스 부동산
(818)357-7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