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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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가고 싶은 ‘매혹’… 이맘땐 ‘빛의 도시’로

2011-12-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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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평식의 여행이야기 - 프랑스 파리

방돔광장·몽테뉴거리 등 곳곳 형형색색
박물관·미술관과 다양한 유적지‘관광보고’


유럽의 나라들, 그 어느 곳 하나 매혹적이지 않은 나라가 없지만 그 안에서도 예술과 낭만이 가득한 파리는 매혹이란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리는 도시이다. 개성 있고 다양한 문화 유적지와 박물관, 미술관 등 모든 것이 경이와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파리는 매혹 그 자체이다. 파리 여행은 늘 신선한 감동을 안겨 주지만 그 매혹적인 모습을 즐기고자 한다면 크리스마스 시즌이 제격이다.

매해 이맘때면 파리는 빛의 도시(Ville Lumiere)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시내 도처에 아름다운 빛의 축제(Lumieres de Fetes)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매해 11월 말부터 이듬해 1월 초까지 방돔 광장, 평화의 거리, 생토노레 거리, 몽테뉴 거리, 포부르 생토노레 거리, 빅트와르 광장 등 파리의 명소 곳곳은 빛으로 가득하다.


특히 개선문부터 콩코드 광장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길, 샹젤리제 거리는 단연코 세계 제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유명하다. 1.3마일에 이르는 거리 양 옆으로 늘어선 400여그루의 가로수가 약 100만개의 LED 전구로 장식된다. 가로수를 비추는 조명과 LED 전구의 깜빡임이 어우러져 빛의 눈이 흘러내리는 듯한 환상의 풍경이 연출된다. 고대와 중세의 문화가 근대와 현대를 거쳐 미래의 문화와 함께 숨 쉬는 매혹적인 파리를 소개한다.


▶ 세느강과 노트르담의 성당 그리고 개선문
파리 시내를 유유히 흐르는 세느강은 여행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파리의 명물이다. 세느강에 놓여 있는 많은 다리 가운데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는데 바로 미라보 다리이다. 1912년 시인 아폴리네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 구절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가 담겨 있는 시집 ‘알콜’을 발표했는데 시의 내용은 아폴리네르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한 여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을 담고 있다. 이 여인이 바로 훗날 프랑스 미술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여류화가 마리 로랑생이다.

세느강의 다리들은 카뮈, 사르트르, 랭보 등의 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찰 정도로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다. 특히 퐁데자르 다리는 빼어난 주변 경관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루브르 박물관과도 연결되어 있다. 빅토르 위고의 걸작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로 너무나도 유명한 노트르담 성당은 유럽 고딕 건축양식의 결정판으로 세느강 옆에 우뚝 서 있다. 겉모양의 화려함과 독특함으로 눈길을 끄는 노트르담 성당은 1806년 나폴레옹 대관식이 열린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파리의 샤를 드골 광장(에투알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웅장한 개선문은 높이 50m, 폭 45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문이며 1836년에 나폴레옹이 프랑스군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30년의 공사기간이 소요됐으며 양쪽 기둥에 나선형 계단이 있어 꼭대기까지 올라가 파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콩코드 광장까지 직선으로 뻗어 있는 산책로 샹젤리제는 연말이면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된 가로수가 1.3마일가량 길게 이어지며 오래된 노천카페와 고급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샹젤리제는 자동차를 타는 것보다는 걸어서 다니는 것이 더욱 멋스럽다. 특히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거나 세계 최고급 브랜드 매장들을 둘러보며 샤핑도 할 수 있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예술가들의 안식처, 몽마르트
파리에서 가장 낭만적인 곳 몽마르트. 파리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몽마르트 언덕은 가난한 예술가들이 진정한 예술을 꿈꾸며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파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게 되는 이곳은 본래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뜻에서 그 지명이 유래되었는데 오늘날의 몽마르트는 전 세계 무명 화가들이 동경하는 장소가 되었다. 한때 고흐, 로뜨렉, 모딜리아니, 피카소 등이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에펠탑
에펠탑은 1889년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약 300m 높이의 철탑이다. ‘에펠’(Eiffel)이라는 이름은 이 탑을 설계한 프랑스의 토목기사 에펠의 이름을 딴 것이며 약 7,300톤의 철근이 사용되었다. 처음 이 철탑이 세워질 당시에는 소설가 모파상을 비롯한 상당수의 파리 시민들이 극심한 거부반응을 보였으나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에펠탑은 파리를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한편 파리를 여행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오페라하우스 정도는 둘러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는 2,000명의 관객을 수용하고 450명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정면에는 베토벤, 모차르트, 로시니 등 모두 일곱 명의 음악가 흉상이 있어 더욱 무게감을 더하고 공연장의 둥근 천장은 샤갈의 프레스코화인 ‘꿈의 꽃다발’로 우아하게 장식되어 있다.


▶베르사유 궁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궁전으로 손꼽히는 베르사유 궁전 역시 파리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절대주의 왕권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루이 14세가 20여년에 걸쳐 세운 이 궁전은 파리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궁전 내부의 화려함과 궁전 앞 100만㎡에 달하는 전형적인 프랑스식 정원은 그 아름다움과 광대함이 보는 이의 탄성을 저절로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베르사유 궁전은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장식과는 달리 비참하고 서글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문의(213)38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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