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측기관들 “회복 시작” 일치
‘소형’ 인기 지속 재융자 적극 나서야
5년간 침체를 거듭하던 주택시장이 드디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예측 기관들의 내년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가 긍정적 전망 일색이다. 보고서들은 하나 같이 내년도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전망들은 내년이 주택시장 회복의 발판이 되는 동시에 올해가 주택시장의 바닥임을 확인하는 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5년 후쯤으로 예상되는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내년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경제 기관별 내년도 주택시장 전망과 셀러, 바이어, 주택 소유주별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 기관별 전망
•파이서브(Fiserv)
2010년 말 올해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경제예측 기관 파이서브사가 내년에는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파이서브사는 내년 전국의 384곳 대도시 지역 중 약 95% 이상의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년 주택시장을 전망했다. 파이서브사는 지난해 말 올해 주택가치가 전국적으로 약 5%가량 떨어지며 가격하락 현상은 전국 대도시 중 약 75% 이상의 지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같은 파이서브사의 예측은 적중했지만 올해 말까지 주택가격 실제 하락폭은 파이서브사의 예측보다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크로 마켓(Macro Markets)
경제예측 기관 매크로 마켓도 내년에 주택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크로 마켓이 최근 부동산 및 경제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내년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은 올해보다 약 0.25% 상승할 것이라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이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주택 가격은 향후 5년간 약 1.1% 상승할 것이라고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해소에 약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그림자 재고’ 물량이 현재 주택가격 상승을 가로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역시 최근 내년도 주택시장에 대한 장alt빛 전망을 내놓았다. 협회는 지난달 개최한 컨퍼런스를 통해 내년도 재판매 주택의 거래량과 신규주택의 거래량이 각각 약 4~5%, 23%씩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한 바 있다. 신규주택 착공 건수도 올해 예상치(58만3,000채)보다 약 8% 증가한 약 63만채를 기록할 것이라고 협회는 내다봤다.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협회 역시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협회 측은 컨퍼런스에서 “주택가격이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며 “다만 최근 매물 재고량이 감소하고 있어 소폭의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어로직(CoreLogic)
시장분석기관 코어로직사는 ‘그림자 재고’ 물량을 포함, 현재 매물 재고량이 약 540만채에 달해 매물 공급이 과잉상태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 중 약 480만채만 내년 한해 동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매물 공급과잉 상태가 다소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업체는 파악 중이다. 매물 소진 기간이 6개월이면 수요와 공급이 적절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되는데 현재 매물량을 소진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1년이 넘기 때문에 주택 구입 여건이 최상임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이 회복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시장 주체별 내년 대처법
•바이어:‘다운 사이즈’에 초점
전문가들은 내년 주택구입 계획이 있다면 소형주택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조언한다. 내년에도 소형주택에 대한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소형 저가대 매물의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매물 검색 사이트인 트룰리아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건평이 2,600평방피트 이상인 대형주택을 구입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고작 18%에 그쳤다.
이같은 응답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전망으로 이제 대형 주택에 대한 인기가 시들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가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주택의 평균 건평은 2015년에는 지난해 평균보다 약 10% 줄어든 약 2,152평방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소형주택에 대한 인기는 경기침체 영향과 함께 베이비부머 세대가 늘고 있는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은퇴 연령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 사이에서 소형 주택에 대한 인기가 두드러지게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의 약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를 당분간 지탱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식당, 병원, 샤핑센터 인근에 위치한 주택을 선호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급적이면 이들 편의시설 인근 주택을 구입하라고 조언한다.
•셀러: 리스팅 가격을 정해라
만약 내년 중에 집을 팔아야 한다면 리스팅 가격을 적절히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격 및 주택 수요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리스팅 가격에 욕심을 내면 주택판매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주택시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았다가는 시간만 허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한다.
부동산 중개인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약 75%에 해당하는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 가치가 중개인이 제시하는 적정 시세보다 높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은 응답을 한 주택 소유주 2명 중 1명은 주택가치가 중개인이 제시한 가격보다 약 10% 이상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반면 트룰리아에 따르면 등록매물 4채 중 1채 꼴로 한 차례 이상 가격을 내리고 있으며 평균 가격 인하폭은 약 8%인 것으로 조사돼 많은 셀러들이 적정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고 있음을 보여줬다. 매물을 리스팅한 후 가격을 인하하면 바이어들에게 매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어 주택판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같은 실수를 피하려면 욕심을 피해 최초부터 리스팅 가격을 적절히 정해야 한다.
조 마그드지아즈 주택감정평가협회장은 리스팅 가격을 정할 때 가장 최근에 매매된 매물의 가격을 참고하면 좋다. 특히 주택대출 은행이 최근 90일 이내에 거래된 매물의 기록을 비교적 많이 반영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이 기간 내 매매된 매물의 기록을 리스팅 가격 산정 때 포함시키면 좋다. 보다 정확한 시세를 알고 싶다면 집을 내놓기 전에 전문 주택감정사에게 주택감정을 의뢰하면 되고 비용은 약 300~400달러선이다.
•주택 소유주: 재융자로 융자 상환기간을 줄여라.
당장 집을 팔 계획이 없는 주택 소유주들은 재융자를 통해 페이먼트를 줄이는데 나선다. 만약 재융자를 통해 융자 상환기간을 줄일 수 있다면 적극 실시한다. 최근 15년 고정 모기지의 이자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낮아져 융자 만기 기준으로 이자액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 말 15년 고정 모기지의 이자율인 3.45%로 25만달러를 재융자할 경우 같은 기간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4.2%)보다 융자 만 때 약 12만달러의 이자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융자 상환기간을 단축시키면 물론 매달 납부해야 하는 페이먼트 금액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선 예의 경우 두 모기지 간 매달 약 560달러의 페이먼트 차이가 발생하는데 만약 이 금액이 부담이 된다면 20년 고정 모기지를 고려한다. 이자율은 30년 고정보다 낮고 월페이먼트 간 차이도 크지 않는 장점이 있다. 만약 주택 에퀴티가 20%가 넘지 않아 재융자가 불가능하다면 ‘캐시-인’ 재융자 옵션에 나서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5년 내에 주택을 팔 계획이 없고 어느 정도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은행에 자금을 묵혀두는 것보다 캐시-인 재융자를 통한 재테크가 가능하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