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와 닉슨’에서 엘비스 역을 맡을 에릭 바나(작은 사진). / 백악관에서 닉슨과 악수하는 엘비스.
지난 1977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42세로 요절한 ‘로큰롤의 왕’ 엘비스 프레슬리에 관한 영화가 무려 4편이나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질 영화는 내년 상반기에 루이지애나에서 촬영에 들어갈 제작비 1,000만달러짜리‘엘비스와 닉슨’(Elvis & Nixon).
엘비스가 지난 1970년 백악관에서 닉슨을 만난 사실을 코미디로 만든다. 엘비스 역은‘헐크’에 주연한 에릭 바나가 그리고 닉슨 역은 대니 휴스턴(고 존 휴스턴 감독의 아들)이 각기 맡고 감독으로는 배우이기도 한 캐리 엘웨스가 선정됐다.
1천만달러 제작비‘엘비스와 닉슨’
종교색 짙은 인디영화‘아이덴티칼’
폭스 2000의‘멤피스행 마지막 열차’
바디가드의 시각에서 본‘명성과 부’
제작비 300만달러짜리 인디영화 ‘아이덴티칼’(The Identical)은 엘비스 모창자에 관한 연극이 원전으로 실제 엘비스 모창자인 라이언 펠튼이 주연한다. 이 영화는 종교색이 짙은 영화로 엘비스의 종교적 뿌리와 그의 가스펠 음악에 관한 깊은 관심을 다루게 된다.
또 다른 영화는 폭스사의 자회사인 폭스 2000이 만들 ‘멤피스행 마지막 열차’(Last Train to Memphis). 이 영화는 전형적인 전기영화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엘비스의 바디 가드였던 소니 웨스트가 쓴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명성과 부’(Fame & Fortune)도 영화로 만들어진다. 웨스트의 눈으로 본 엘비스의 삶의 어두운 면을 다루게 되는데 엘비스의 여자문제와 처방약 과다복용 그리고 그가 나온 영화 및 과체중 등을 묘사할 예정이다.
그 동안 엘비스와 동시대인들인 가수 레이 찰스와 자니 캐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레이’와 ‘워크 더 라인’ 등은 만들어져 비평가와 관객의 호평을 받았으나 가수 중 가장 우상적인 존재인 엘비스에 관한 영화는 단 한편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에 관한 영화는 TV 영화 2편뿐으로 커트 러셀이 나온 ‘엘비스’(1979)와 조나산 리스 마이어스가 주연한 ‘엘비스’(2005). 그런데 엘비스는 생전 모두 31편의 영화에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에 관한 영화가 지금까지 단 한편도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실로 아이러니컬한 일이라고 하겠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우선 엘비스의 삶이 지극히 복잡하고 파란만장해 그의 삶의 어느 단계에 얘기의 초점을 맞추느냐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이유는 엘비스의 음악과 이미지 그리고 다른 지적 소유권의 주인인 CKX가 엘비스의 이미지 보호에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그에 관한 얘기를 잘못 다뤘다간 소송을 당하기 쉽다는 점을 들었다.
이 밖에도 엘비스의 노래 사용료가 너무 비싸다는 것도 문제다. 노래 한 곡당 최소 10만달러에서 최고 100만달러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엘비스의 영화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는 영화사들은 대부분 엘비스가 부른 가스펠이나 발라드처럼 CKX가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은 노래들을 쓸 예정이다.
한편 엘비스는 죽어서도 계속해 돈을 버는데 그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번 돈은 무려 5,500만달러. 이는 마이클 잭슨의 1억7,000만달러 수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