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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 빨리 팔려면 리모델링은 필수”

2011-11-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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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아두면 좋은 ‘주택매매 추세’

주택시장의 침체로 주택 매매 경향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 셀러와 바이어가 각각 맘에 드는 집과 적절한 바이어를 찾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가까스로 이뤄진 주택 거래도 그 과정이 예전에 비해 복잡해지고 시간도 오래 걸려 주택 거래 과정 내내 마음을 졸이는 바이어와 셀러가 많다.
주택시장 침체 직전 만연된 느슨한 주택 매매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정부 당국이 주택 매매 관련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택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 부동산 투자자들마저도 복잡해진 주택 매매과정으로 인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주택시장 침체를 거치며 최근 나타난 주택 매매 경향에 대해 소개한다.


대출규정 강화로 다운페이먼트 금액 상승
워싱턴 DC 등 일부지역은‘셀러마켓’전환


■ 다운페이먼트 금액 상승
주택 대출 규정이 강화되면서 예전에 비해 높은 비율의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해야 주택 대출이 가능해졌다. 특히 고가 주택 구입 때에는 높은 비율의 다운페이먼트가 필수로 여겨지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고금리 등을 감수해야 한다. 지난달부터 점보 컨포밍 융자의 상한선이 대폭 하향 조정된 후 고가 주택 구입 때 고비율 다운페이먼트는 이제 필수가 됐다.


국책 모기지 은행인 패니매, 프레디맥, 연방주택국(FHA)은 지난달 초부터 점보 컨포밍 융자의 상한선을 기존 최고 72만9,750달러에서 최고 62만5,500달러로 10만4,250달러 낮춰서 시행하고 있다. 점보 컨포밍 융자의 한도액은 일반 컨포밍 융자 한도액(최고 41만7,000달러)보다 훨씬 높지만 패니매나 프레딕맥의 기관에서 모기지를 재 구매해주기 때문에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지난달 하향 조정된 점보 컨포밍 융자의 상한선을 넘을 경우 높은 이자율 적용이 불가피하고 융자를 해주려는 대출 은행도 찾기 힘들다. 앞으로 고가 주택을 구입하려면 새로 조정된 점보 컨포밍 융자의 상한선을 넘지 않도록 높은 비율의 다운페이먼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 일부 지역 이미 셀러스 마켓
주택 매물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바이어스 마켓’이란 인식이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요즘에 집을 사면 좋은 조건에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어가 많은데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차압이나 숏세일 매물 등 이른바 급매성 매물이 집중된 지역은 주택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바이어들이 주택 매매 때 유리한 ‘바이어스 마켓’이 지속되겠지만 전통적으로 주택 수요가 강한 지역은 이미 주택 가격 상승에 탄력을 받아 셀러스 마켓으로 전환중이다.

수도 워싱턴 DC의 경우 지난 8월 중간주택 가격이 주택시장 활황기 수준의 약 88%를 회복할 정도로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중이다. 버지니아 북부 지역의 주택 가격 역시 최근 종전 최고가의 약 80%에 육박하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이들 지역에서는 ‘바이어스 마켓’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수요가 탄탄한 지역에서는 리스팅 가격을 무리 없이 적당히 정해서 내놓으면 셀러스 마켓의 특징인 ‘복수 오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 주택 리모델링은 필수사항
이제 집을 팔려면 주택 리모델링은 필수사항이 되었다. 이른바 ‘HGTV’(Home and Garden TV) 효과로 구입 후 즉시 입주가 가능한 주택을 선호하는 바이어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HGTV는 주택 리모델링을 포함, 주택시장의 각종 트렌드를 전하는 케이블 TV 채널로 시청률이 오르면서 바이어들의 주택 조건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는 평이다.

최근 리모델링 트렌드에 맞춰 업데이트가 안 된 매물은 바이어의 고려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리맥스 게이트웨이의 모건 널 중개인은 “요즘 바이어들은 업데이트가 적절히 되지 않는 매물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며 “대리석 카운터 탑이 이제 업그레이드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다”라며 최근 바이어들의 트렌드를 전했다.


■ ‘스테이징’이 대세
실내장식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주택을 꾸미는 ‘스테이징’을 활용하는 셀러들이 늘고 있고 실제로 주택 매매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스테이징은 실내의 부정적인 요소를 최대한 제외하는 동시에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최신 디자인을 적용해 실내를 장식하는 작업이다. 특히 빈 집을 팔아야 하는 경우라면 스테이징을 통해 가구를 배치한 뒤 매물로 내놓아야 바이어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어 적극 추천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테이징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최근과 같은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매매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활용해 볼만하다. 스테이징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을 경우 비용은 1시간당 100~150달러 정도이고 업체로부터 가구를 임대해 실내장식에 나설 경우 비용은 대개 리스팅 가격의 약 1%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가 협소하거나 바이어들이 선호하지 않는 구조의 경우 스테이징을 통해 이같은 단점들이 많이 보완된다.


■ 경험 풍부한 에이전트와 일해야
경험이 풍부하고 성실한 에이전트를 찾는 일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예전처럼 그저 집을 보여주거나 오픈하우스를 하는 것만으로는 집을 사고파는 시대는 끝났다. 주택 거래 규정이 강화되면서 자칫 한 가지 규정만 잘못돼도 주택 거래가 무산되거나 지연되기 일쑤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강화된 주택 감정 규정으로 주택 거래가 무산되는 일이 잦아졌는데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에이전트를 물색해야 한다. 강화된 규정으로 인해 종종 지역 주택시장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 평가사가 배정되기도 한다. 이때 감정 평가사는 거래 담당 에이전트에게 주택가 감정에 필요한 지역 주택시장 관련 정보를 요청하는데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면 잘못된 감정가가 책정돼 거래가 깨지기 쉽다.

또 각종 타이틀 관련 서류를 잘 이해하는 에이전트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차압 매물에 대한 거래가 크게 늘면서 타이틀 관련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데 타이틀 관련 서류검토를 통해 이들 사고를 사전에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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