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들에게 시름이 깊어지는 시기가 찾아왔다. 주택 거래가 활발한 여름철 동안 집을 파는데 실패한 셀러들은 주택 거래가 뜸해지는 겨울 연휴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셀러는 겨울철에 집을 파는 것을 잠시 보류하고 내년 봄철을 기약하기도 한다.
일부 셀러는 가격을 최대한 낮춰서라도 집을 팔려고 애를 쓰기도 한다. 겨울철이 이처럼 셀러에게는 불리한 시기인 반면 바이어들에게는 좋은 조건으로 집을 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좋은 조건으로 집을 구입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절박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 셀러를 찾는 일이다. 절박한 셀러를 찾았다고 해서 무턱대고 낮은 가격으로 오퍼를 넣으면 안 된다. 흔히 낮은 가격의 오퍼를 ‘로우 볼’(Lowball) 오퍼라고 하는데 이같은 로우 볼 오퍼를 준비하는 데도 요령이 있다. 로우 볼 오퍼 준비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일단 자신과 잘 통하는 에이전트 찾는 게 우선
왜 싸게 오퍼했는지 샐러가 납득할 이유 제시
가격 외 조건은 판매자에게 유리해야 성사율↑
■ 적절한 에이전트를 선택한다.
‘로우 볼’ 오퍼를 시도하려면 부동산 에이전트를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시장이 아무리 바이어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해도 모든 에이전트가 다 ‘로우 볼’ 오퍼를 권유하지 않는다. 일부 에이전트는 ‘로우 볼’ 오퍼를 제출했다가 셀러의 감정을 상하게 되면 주택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로우 볼’ 오퍼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 일부 에이전트는 거래 성사에만 급급한 나머지 ‘로우 볼’ 오퍼가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어에게 높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하라고 자문한다.
따라서 ‘로우 볼’ 오퍼를 통해 주택 구입을 성사시키려면 ‘코드’가 맞는 에이전트를 선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주택 시장에 나온지 오래돼 ‘로우 볼’ 오퍼를 써볼 만한 매물을 찾았다면 적정‘ ‘로우 볼’ 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를 잘 설득하는 것도 바이어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파라곤 부동산 그룹의 패트릭 칼리슬 시장 분석가는 “매물의 상태 및 가격조건이 좋아 이미 복수오퍼가 제출된 매물에 10~20% 낮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마켓에 나온지 오래된 매물들이 주로 ‘로우 볼’ 제출 대상”이라고 말했다.
■ ‘로우 볼’ 오퍼의 근거를 마련한다.
아무런 설명 없이 무조건 낮은 가격으로 오퍼를 제출하면 주택 거래 출발부터 삐거덕댈 수 있다. 셀러의 상황이 절박해 아무리 ‘로우 볼’ 오퍼 성사가 가능한 상황이라도 가급적이면 ‘로우 볼’ 오퍼를 제출하는 이유를 설명하면 주택 거래를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우 볼’ 오퍼의 이유로 최근 거래된 매물의 가격을 제시하면 셀러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또 건물의 결함상태를 지적하며 수리비 견적서 등을 함께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때 셀러의 개인감정을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리맥스 부동산의 빌 골든 에이전트는 “대부분의 셀러가 낮은 가격의 오퍼가 제출되면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로우 볼’ 오퍼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 오퍼 가격의 상한선을 정한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주택 가격에 대한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웬만한 바이어들은 집을 살 때 값을 깎으려는 것이 추세다. 반면 최근 주택 에퀴티가 충분히 남아 있지 않아 가격을 내려서라도 집을 팔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셀러가 대부분이다. 만약 남아 있는 융자금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팔게 되면 대출 은행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숏 세일’로 주택 거래를 진행해야 하는데 거래 과정이 일반 주택 거래와 비교해 까다롭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 따라서 ‘로우 볼’ 오퍼를 제출하기 전 바이어는 오퍼 가격의 상한선을 정해 두고 셀러의 가격 하한선이 이보다 높으면 미련 없이 거래를 포기할 마음의 준비를 한다. 또 오퍼 가격 상한선을 첫 오퍼부터 적용하는 것도 가급적이면 피한다.
주택 거래과정을 단축시키려는 목적으로 첫 오퍼 가격이 바이어로서의 ‘최상의 오퍼’(Best and Final Offer)라는 뜻을 전하면 이후 협상 과정이 불리해지게 마련이다. 오퍼 가격을 조금씩 올릴 각오를 하고 처음부터 최상의 오퍼를 써내지 않도록 한다.
■ 오퍼 조건은 비교적 간단하게 작성한다.
‘로우 볼’ 오퍼 작성 때 가격 조건은 최대한 낮추는 대신 다른 조건은 셀러에게 유리하도록 작성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구입 가격은 낮지만 거래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끝내겠다는 바이어의 의지를 셀러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우선 최근 주택 융자시장을 감안하면 셀러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이어가 과연 제 시간내에 주택 구입에 필요한 주택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가이다. 대출 은행으로부터 ‘융자 사전 승인서’(Pre-Approval Letter)를 발급받아 셀러에게 제출하는 것은 물론 다운페이먼트를 많이 할수록 셀러측을 안심시킬 수 있다. 또 기타 구입 조건인 홈인스펙션 컨틴전시, 주택 감정가 컨틴전시, 에스크로 기간 등의 조건을 완화시키면 ‘로우 볼’ 오퍼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 지역 주택시장을 이해한다.
전국적으로 주택시장이 바이어스 마켓이라고 하지만 지역 별로는 셀러가 주택 거래 때 주도권을 쥐고 있는 곳도 많다. 셀러스 마켓에서는 로우 볼 오퍼가 성공할 리가 없다. 따라서 자신이 주택을 구입하려는 지역의 주택시장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바이어스 마켓 상황이라면 ‘로우 볼’ 오퍼를 고려해볼만 하지만 주택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셀러스 마켓이라면 ‘로우 볼’ 오퍼가 아니라 가격 할인은커녕 ‘웃돈’까지 주고 집을 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택시장 상황이 파악됐다면 적정 시세를 확인할 차례다. 구입 예정매물의 적정 시세를 알아본 뒤 ‘로우 볼’ 오퍼 가격을 정하기 위해서다. 적정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중개인에게 매물비교 보고서(CMA: Comparative Market Analys)를 의뢰해 참고한다. CMA에는 구입 예정 매물과 비슷한 매물 중 최근 매매된 매물,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이미 계약이 체결돼 에스크로가 진행중인 매물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매물들의 매매 가격, 리스팅 가격을 비교하며 적정 시세를 유추해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