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펴보면 미국만큼 자연의 재해 재난을 많이 당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세계 각국의 각종 재난도 많이 있겠지만, 우선 캘리포니아에서는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린 지진,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와 뉴올리언스에서 늘 여름철에 빼놓을 수 없는 허리케인, 광활한 중부의 대평원에서 항상 일어나는 토네이도,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에서 해마다 벌어지는 산불 등등.
지난 주 내내 LA 인근, 밸리와 발렌시아, 글렌데일과 LA 동부지역은 화씨 110도에 가까운 폭염이 계속되는 와중에 미국 동부의 펜실베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뉴욕 보스턴 인근에는 허리케인으로 4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쪽에는 머리가 이글거릴 정도로 뜨거운 날씨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폭풍과 홍수로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으니, 공평하다고 하는 신이 있다면 이렇게 우리 모두가 힘들고 아파할 때, 좀 도와주면 안 되는지, 초등학생 같은 유치한 생각을 한번 해본다.
몇 년 전 한참 부동산 시장이 활황기인 시절에는 부동산 에이전트들에게는 휴일이 없었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은 항상 유니폼을 단정히 입고 빨간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반짝이게 닦고 손님 모실 승용차까지 세차를 미리 해두어서 완전히 준비를 하고 주말을 고객과 함께 집을 보러 다니고 오퍼를 쓰고 에스크로를 열고 하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곤 했다.
점심을 거르는 일이 허다했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보냈었는데,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고 이후부터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에이전트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어 어떨 때 사무실에 들어서면 아무도 없는 썰렁한 분위기에 마음까지 허전할 때가 많았다.
하루빨리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서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예전처럼 북적되는 광경을 다시 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주말에 시간이 많이 남아서 오히려 주중에 밀려 있던 일을 하기도 하고, 그 다음 주의 일을 차분하게 정리도 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는데, 지난 주말에는 LA에서 오신 한 고객의 상담을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이전에 전화상으로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 오신 고객이었는데, 좀 더 상세하고 자세한 이해를 위해서 주말, 토요일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발렌시아로 올라오신 것이었다.
주말, 저의 시간을 빼앗아 미안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시면서 준비하신 서류 여러 장을 펼쳤다. 다름 아닌 투자용 타운하우스, 콘도를 구입하여서 바로 렌트를 주려고 하는 인베스터(investor) 로서, 집을 구입할 때의 각종 비용과 절차, 그 집을 렌트를 줄 때의 비용과 절차, 테넌트와의 각종 계약관계와 관리 방법, 총 비용 대 수익과의 상관관계 등을 꼼꼼하게 질문하셨고, 저 또한 하나하나 상세하게 고객이 충분이 이해되도록 설명을 하였다.
고객이 가시고 난 뒤에, 혼자 사무실에 남아 좀 전의 고객과의 대화와 현재 부동산 시장의 방향, 향후 부동산 시장의 전망 등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전망에 관해서는 여러 수많은 지수와 지표를 살펴보고 계산해 보고 수식에 대비하여서 답안을 만들면 참 좋겠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머리가 아프다.
작은 물줄기는 잊어버리고 큰 강 물줄기만 생각해도 우리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결정하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아주 낮다. 바닥세가 형성이 되어서 2년이 지났다. 지난해보다 5~7% 집 가격이 하락했다지만 오렌지카운티의 집값과 필자가 있는 발렌시아 지역의 스티븐슨 랜치의 집 가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7% 상승했다.
내년에 더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 반대의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도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은행에 자금을 넣어두는 편이 좋다. 내 재산을 불리는 투자에 위험요소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 그건 너무 소심한 생각이다.
돌다리를 두드리다가 세월 다 간다. 주위를 돌아보면 지금 시기에 투자용 집을 사서 렌트를 주는 일보다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투자방법이 없을 것이다. 지난 주말의 고객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는 투자자들은 반드시 돈을 벌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661)373-4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