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주택시장 전망
최근 주택 시장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모기지 이자율의 급락을 들 수 있다. 연방 의회의 부채 한도 증액 협상안 타결 소식 직후 떨어지기 시작한 모기지 이자율은 급기야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최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8월18일 마감 기준)은 4.15%을 기록, 지난해 11월 사상 최저 수준인 4.17% 밑으로 떨어졌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점도 최근 주택 시장의 뚜렷한 현상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 2분기 재판매 주택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2.8% 하락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떨어지고 집값도 하락하고 있지만 바이어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과 강화된 주택 대출 기준에 대한 우려로 바이어들은 매입 활동에 나서는 대신 시장을 관망중이다. 뱅크레이트닷컴이 진단한 올 여름 주택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차압매물 수량 단기간 내 줄지않을 전망
주택 소유율 감소ㆍ임대율은 계속 늘어
변동이자율 이용자 증가세로 돌아설 듯
■ 모기지 이자율 결국 상승할 것
뱅크레이트닷컴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모기지 이자율이 올해 안에 다시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최근의 낮은 이자율 수준은 여름철 내내 이어지다가 이후부터 ‘정상’ 수준을 향해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다행히 큰 폭의 상승은 없겠지만 부동산 업계는 주택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때까지 현재의 낮은 이자율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아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모기지 시장 전문가 마이클 베커는 “현재의 낮은 이자율은 올 여름철 이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제 회복 속도에 따라 상승 시기가 앞당겨 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따라서 모기지 업계에서는 모기지 이자율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재융자와 주택 구입에 나서야 낮은 이자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차압 매물 줄지 않을 것
주택 시장에서 차압 매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단기간 내에 줄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차압률이 10개월 연속 하락세로 나타났지만 이는 실제 차압이 준 것이 아니라 은행 측의 더딘 차량 처럼 속도에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주택 시장에서 차압 매물의 수량이 감소하는 대신 재고 기간만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바이어들은 당분간 낮은 가격대의 차압 매물 물량을 충분히 공급 받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NAR 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매된 주택 3채중 1채는 차압 매물을 포함한 급매성 매물로 조사됐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연구원은 이같은 현상은 올해 말을 거쳐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현재 연체 모기지 비율이 급증한 상태”라며 “일반 매물에 비해 가격이 낮은 차압 매물 비중이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차압 매물 전문업체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차압 매물은 일반 매물보다 약 27% 낮은 가격에 매매됐다.
■ 주택 소유율 감소, 임대율 증가
주택 가격 하락과 낮은 이자율로 최근 주택 구입 여건이 최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주택 임대료는 상승세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택을 임대하는 것보다 구입하는 편이 더 비용과 투자 측면에서 유리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소유율은 감소하고 임대율은 증가할 전망이다. NAR의 로렌스 윤 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소유율은 이미 10년 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하버드대학 주택공동연구소에 따르면 2006년과 2010년 사이 주택 임대 가구는 연평균 약 69만2,000가구씩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주택 소유 가구는 해마다 약20만1,000가구씩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구입 여건 개선에도 주택 소유율이 감소하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강화된 주택 대출 조건이 주택 구입을 가로 막는 동시에 차압으로 집을 잃는 가구수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차압이나 숏세로 집을 처분하는 가구는 당분간 주택 구입이 힘들기 때문에 주택 임대를 택할 수밖에 없고 결국 주택 임대율이 높이게 된 것이다.
윤 연구원은 “주택 대출 자격이 있어도 경제 전망이 불안해 주택 구입을 꺼리는 바이어도 많다”며 “하지만 자신의 예산 범위 내에서 주택을 구입하면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변동 이자율 이용 다시 늘것
서브프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변동 이자율에 대한 관심이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2개월간 변동 이자율을 선택한 대출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중이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최근 변동 이자율 모기지 비율은 전체 발급 모기지 중 약 6%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5년 전체 발급 모기지의 약 3분의1을 차지했던 변동 이자율 모기지는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후 1%대로 뚝 떨어진 바있다. 최근 이처럼 변동 이자율이 고정 이자율 보다 빠른속도로 하락하면서 변동 이자율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프레디맥의 집계에 따르면 8월11일 마감 기준 5년 변동 모기지 이자율은 약 3.13%(전국 평균)으로 30년 고정 이자율과의 격차가 약 1%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1년 변동 이자율은 더 낮아 평균 약 2.89%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어들이 불과 2년 전의 변동 이자율 악몽을 당초 예상보다 빨리 잊고 있다는데 다소 놀라는 분위기며 변동 이자율 선택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FBC 모기지의 롭 눈지아타 전문인은 “변동 이자율은 모든 바이어에게 적합한 옵션이 아니다”라며 “이자율이 조정되기 전에 주택을 처분할 계획이 있거나 조정된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는 바이어들에게 변동 이자율의 혜택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 점보융자 비율 증가할 것
융자 업계에서는 융자액이 높은 점보융자 대출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점보융자는 국책모기지 은행인 프레디맥이나 패니매의 보증 한도를 넘는 융자로 주택 시장 활황기에는 점보융자 발급액이 연평균 약 5,000억달러에 달했으나 최근 대출 조건이 강화되면서 지난해 약 1,000억달러대로 규모가 줄었다.
반면 최근 점보융자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은행이 늘면서 업계에서는 올 점보융자 발급액 규모가 1,500~2,000억달러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고가 주택 지역의 경우 융자액이 최고 72만9,500달러가 넘으면 점보 융자로 분류하고 있다. 점보 컨포밍 융자의 상한선 기준은 오늘 9월30일 이전 수준인 62만5,500달러로의 하향 조정을 앞두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