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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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가 영어교습 마법사였죠

2011-08-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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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스펠 이벤트 챔피언십 우승 서울 불암중 정여진양

"해리 포터가 바로 저의 개인 영어교사였어요!”

맨하탄 메리엇 마퀴스 호텔에서 17일 열린 ‘제3회 글로벌 스펠 이벤트 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머쥔 정여진(12·사진·서울 불암중학교 1학년)양의 말이다. 대회는 전 세계 비영어권 15개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철자법 실력을 겨룬 것으로 정양은 올해 한국대표로 출전해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1만 달러의 상금까지 챙겼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정양은 "일부러 단어를 암기한 적은 없고 엄마가 사준 영문판 ‘해리 포터’ 시리즈를 그냥 재미있게 읽어왔다"며 담담히 우승 소감을 밝혔다.

매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한 명씩 탈락하는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정양은 결선 토너먼트까지 침착성을 잃지 않아 12세 소녀답지 않은 강심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 우승을 향해 달려가던 경쟁자가 탈락과 함께 탄식소리를 뿜어내며 마침내 우승자가 가려지자 정양은 그때서야 "너무 떨려서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사업으로 바쁜 아버지와 소아과 의사로 근무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이날 정양의 대회 순간순간을 대신 지켜봐준 고모 정혜선씨는 "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쳐 본 적이 없다"며 조카 자랑도 잊지 않았다. 해외에 가 본 것은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에 여행을 잠깐 다녀온 것이 전부라는 정양은 "기회가 되면 뉴욕에 꼭 다시 와서 공부하고 싶다"며 엄마와 같은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두둑한 상금을 받은 정양은 18일 뉴욕지역 WPIX(채널 11) 방송과 인터뷰를 마친 뒤 같은 날 한국으로 돌아갔다.

<천지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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