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관련 수수료 왜 오르나
주택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주택 거래 비용인 클로징 비용은 오르고 있다. 클로징 비용에는 융자 비용, 타이틀 보험 비용, 주택 보험 비용, 주택 감정 비용 등이 포함되는 데 이중 융자 비용이 클로징 비용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주택 대출과 관련된 연방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대출 은행들이 추가 업무에 지출되는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혜택이 클로징 비용 상승으로 아쉽게도 사라지고 있다. 따라서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 구입 때 각 은행 및 업체별 서비스 요금을 비교한 뒤 저렴한 비용의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클로징 비용 전국적 상승세
금융 이자율 조사기관인 뱅크레이트 닷컴에 따르면 클로징 비용이 전국적으로 오르고 있고 이중 뉴욕주는 2년 연속 클로징 비용이 가장 높은 주로 조사됐다. 20만달러 융자액을 기준으로 올해 전국 평균 클로징 비용은 약 4,070달러로 지난해(3,741달러)보다 약 8.8% 올랐다. 뉴욕의 경우 클로징 비용이 평균 6,183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텍사스주가 평균 약 4,844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가주(샌프란시스코 지역)는 약 4,800달러대로 클로징 비용이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주로 조사됐다.
반면 클로징 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주는 아칸소, 노스 캐롤라이나, 인디애나 주 등으로 3개주의 평균 클로징 비용은 약 3,400달러대에 머물렀다.
■ 어떤 비용들이 올랐나?
클로징 비용에 포함되는 여러 항목 중 대출 은행들이 부과하는 비용의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대출 신청 수수료인 ‘오리지네이션’(origination) 비용의 경우 올해 평균 약 1,614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0.3%나 인상됐다. 오리지네이션 비용에는 은행들이 주택 대출 업무처리 명목으로 부과하는 ‘안수 수수료’(underwriting fee)와 기타 ‘업무처리비’ (processing fee) 등이 포함된다.
은행이 부과하는 융자 수수료 외의 비용도 올해 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틀 보험, 주택 감정 비용, 기타 서류 발송 비용 등 기타 클로징 비용의 평균은 약 2,456 달러로 지난해보다 약 8% 올랐다. 이중 타이틀 보험료의 상승폭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이번 조사에 재산세, 주택 보험료, 서류 등기비 등의 비용은 제외됐다.
■ 왜 오르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클로징 비용의 상승 주범으로 정부의 주택 대출 규제 강화 정책을 지적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주택 대출 규제 강화 정책에 그동안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오던 대출 은행업계가 최근에서야 일제히 비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제이슨 아워바크 퍼스트 초이스 론 서비스사 매니저는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은행들의 업무량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고 이에 따른 인력 충원에 은행들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클로징 비용 상승 원인을 분석했다.
은행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맞추기 위해 대출 신청자들의 소득 증명, 고용 상황, 크레딧 점수 등을 검토하는 데 전보다 많은 시간을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패니매, 프레디맥 등의 국책은행에 모기지를 되팔아야 하는 은행의 입장으로서는 이들 국책은행의 심사기준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연방정부는 이들 기관을 앞세워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데 업계에 따르면 주택 대출 심사시 서류 미비나 사소한 오류라도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 주택 대출 은행들은 신경을 더욱 곤두 세우고 있다. 닐 가핑클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소형 은행들의 비용이 늘어났으며 결국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규제강화로 발생한 비용 정부·은행이 부담해야
■ ‘클로징 비용’상승
■ “추가비용 은행이 부담”
클로징 비용 상승에 따른 추가 비용은 소비자가 아닌 은행이나 정부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은행의 대출 처리 비용 상승이 주원인인 만큼 소비자가 이 비용을 부담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또 규제 강화에 따른 은행 측의 추가 비용을 정확히 계산해 내기도 힘들어 자칫 소비자들에게 부당한 비용이 부담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많다.
배리 지가스 소비자 연맹 주택정책 디렉터는 “공정한 (융자)상품을 위해 소비자들이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기관이나 은행 측의 기준에 맞춰 주택 대출을 심사하려면 정부나 은행이 추가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며 은행들의 클로징 비용 인상 움직임이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 대출 신청 전 은행별 비용 비교
주택 대출 은행들이 일제히 클로징 비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대출자들의 자세도 중요하다. 은행이 부과하는 비용을 무조건 지불하지 말고 가격 인하가 가능한지 은행 측에 적극적으로 문의해 깎을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깎도록 한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뉴욕주의 경우 대출 수수료 비용(융자액 20만달러 기준)이 은행에 따라 700달러로부터 4,000달러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대출 은행을 선택하기 전에 은행별 수수료 비용을 비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출 수수료를 비교하려면 적어도 3곳 이상의 은행이나 융자 중개인으로부터 예상비용 명세서(GFE)를 발급받는다.
주택 대출 신청 3일 내에 은행 측은 GFE를 신청자에게 발급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는데 GFE에는 대출 수수료 비용이 항목별로 자세히 기재되어 있어 은행별 비교가 쉽다.
■ 타이틀 보험료도 비교
GFE 검토 때 눈여겨 봐야 할 항목이 바로 타이틀 보험료 부분이다. 타이틀 보험료 항목은 대개 클로징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타이틀 보험료는 약 1,653달러이지만 주에 따라 2배 이상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클로징 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평균 타이틀 보험료는 약 993달러인 반면 뉴욕주는 평균 약 2,811달러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비해 3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